글로벌 국채 금리 일제히 급등… 증시 ‘새 뇌관’ 되나
18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장중 크게 떨어졌다가 반등하는 등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한때 7100대까지 밀렸다가 0.31% 오른 7516.04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 대만 가권지수도 장중 한때 1% 넘게 빠지며, 각각 6만 선과 4만 선을 위협받았다. 앞서 15일 미국 S&P500(-1.24%), 영국 FTSE(-1.71%), 독일 DAX(-2.01%) 등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뜨겁던 글로벌 증시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최근 각국 국채 금리가 수십 년 만에 처음 보는 수준으로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가 고공 행진을 하고,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각국 금리를 일제히 밀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채권 금리가 오르고 경제가 흔들리면, 주식 시장의 낙관론도 결국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수익의 가치가 떨어지는데, 미래에 높은 이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에 급등했던 AI(인공지능) 기술주들이 특히 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국채 금리는 연일 최고치
18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 세계 장기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 금리는 앞서 15일 심리적 저항선인 4.5%를 넘어섰고, 30년물은 2007년 금융 위기 수준인 5%를 돌파해 5.155%를 기록했다.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1999년 이후 처음으로 4%에 도달했고,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8%까지 오르며 2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올해 초 2%대에서 15일 3.15%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 10년물 국채 금리는 18일 한때 4.3%를 넘어서면서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쟁에 솟구치는 물가… 국채 쏟아내는 각국 정부
글로벌 시장 금리가 오르는 것은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의 충격이 각국 물가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년보다 6% 상승해 2022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 소비자물가도 지난달 3.8% 올라 물가 목표(2%)를 넘은 것은 물론이고, 2023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일본도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년 대비 4.9% 올라 시장 전망치인 3.0%를 크게 웃돌았다. 이렇게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시중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이나 일본처럼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기 위해 국채 발행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는 전망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은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일본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국채 발행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금리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고 했다.
치솟는 국채 금리는 상승세에 있는 글로벌 증시를 흔드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이 돈을 빌리는 이자 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된다. 또 높은 이자를 주는 안전 자산인 채권으로 투자금이 이동하면서 위험 자산인 주식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국채 금리 상승은 경기 호조를 뜻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지금의 금리가 오르는 것은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며 “향후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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