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산업장관에 “대미협상 사전협의하라” 지시… “터질 게 터졌다”[세종백블]
산업장관, 대미무역협상 뿐만 아니라 내부 정보 유출 극도 경계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18/ned/20260518103309106cemv.jpg)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최근 공식석상에서 대미협상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외교부와 국가안보실과 사전협의를 지시한 것을 놓고 관가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산업부만의 잘못은 아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외교안보와 경제라인이 대미협상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상대방 탓만 하고 있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관가에서 알려진 상황이다.
여기에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대미무역협상 뿐만 아니라 내부 정보 등이 외부로 사전 유출되는 것에 극도로 경계하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인해 산업부가 만들어진 이후 주요 관계자들의 대(對)언론접촉이 가장 경직돼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17일 관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김 장관에게 “외교부나 안보실하고 구체적 내용을 사전에 협의하시라”면서 “(대미 투자는) 산업적 측면뿐만 아니라 외교·안보 등 타 협상이 복합적으로 걸려있기 때문에 다른 부처와 미리 협의를 잘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부처 칸막이를 넘나드는 업무를 자율적으로 사전 조정하지 않으면 결국 총리와 내게까지 넘어온다”며 “각별히 신경 쓰고, 다들 좀 친하게 지내시라”고 덧붙였다.
대미무역협상과정에서 외교·안보 라인과 경제·통상 라인 간의 칸막이가 심각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줄곧 제기돼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한미통화스와프관련 엇갈린 발언이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10월16일 브리핑에서 “(한미) 통화 스와프(맞교환)는 우리가 제안한 적도 있고 미국에서 붙들고 있었지만 별 진전이 없었다”며 “이 문제에 대해 새로운 진전이 있다고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당시 한미통화스와프 등은 김용범 정책실장 주도로 경제라인이 주도하고 있었다. 위 실장의 이날 브리핑에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해 10월15일 미국 워싱턴DC 인근 댈러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대규모 달러 조달에 따른 외환시장 안전장치 요구를 미국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 측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다”고 답했다.
또 구 부총리와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지난해 7월31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면담했을 당시 외교부 관계자들은 배석하지 않았다. 이 면담은 대미무역협상 타결의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또 산업부 고위 관계자들이 미국 워싱턴D.C 방문해 현지 의회·정부 관계자들을 만나서 나눈 일부 대화내용이 종종 외부에 알려지면서 산업부 입장에서는 정보유출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일부 외교전문의 유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위기다.
이렇다보니 통상과 안보를 한 몸처럼 움직이기보다는 기본적 정보조차 제대로 공유하지 않는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제와 안보를 담당하는 안보실 3차장의 역할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있다는 말들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 국가안보실은 위성락 실장을 비롯해 임웅순 2차장ㆍ오현주 3차장이 선임되면서 외교관출신이 주축됐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FTA 재협상 타결한 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김 장관이 내부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이에 대한 직원에게 조심할 것을 강조하다보니 주요 통상라인들은 기자들의 전화조차 기피하고 있다. 실제로 통상본부 주요 관계자는 기자의 전화에 “통화가 어렵다. 혹시 급하신 건인지요?”라는 문자만 보낸 후 콜백을 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이는 김 장관이 올해들어 대미협상 언론창구를 대변인실로 일원화하면서 대미무역협상 라인들과 출입기자들간의 직접적인 접촉을 막아놓았기 때문이다.
세종관가 한 관계자는 “2013년 통상교섭 기능이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이관된 이후 두 부처간의 신경전은 지속되고 있다”면서 “정권출범할 때마다 외교부는 통상기능을 갖고 오기 위해 로비전을 펼치고 산업부는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두 부처간의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 안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두 부처 간의 유기적인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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