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다 미국으로 와야”…트럼프 발언에 양안 긴장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히며 양안 긴장을 다시 끌어올렸다. 동시에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이전 필요성을 거론하며 반도체 패권 경쟁 의지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만 추가 무기 판매 승인 여부에 대해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며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현재 이를 일시 보류하고 있으며 중국에 달려 있다”며 “120억 달러(한화 약 17조 9000억 원) 규모 무기 판매는 미국에 매우 좋은 협상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매우 강력한 대국이고 대만은 매우 작은 섬”이라며 “대만은 중국 본토에서 약 95㎞ 떨어져 있지만 미국은 1만 5000㎞ 이상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군사적으로 직접 개입하는 상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해협 현상 유지가 자신의 기본 입장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누군가 미국이 밀어주니 독립하자고 말하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대만 독립 움직임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내가 재임하는 동안 중국이 행동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내가 없을 때는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반도체 산업 문제도 직접 거론했다. 그는 “대만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모두 미국으로 오길 바란다”며 “긴박한 상황인 만큼 그렇게 하는 것이 훌륭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임기 말까지 세계 반도체 산업의 40~50%가 미국에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전 행정부들이 대만 반도체 산업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대만이 만들어졌다”며 “그들이 우리의 반도체 산업을 수년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중 정상회담 이후 대만이 더 안전해졌느냐는 질문에는 “중립적”이라고 답했다. 미국의 대만 정책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누군가 독립을 선언해 미국이 1만 5000㎞를 건너 전쟁을 치르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과 대만 모두 자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그는 홍콩의 반중 성향 언론인 지미 라이 석방 문제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직접 언급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지미 라이를 두고 “최악의 악몽”이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별개로 미국 정부는 중국을 겨냥한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반도체 수출통제는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미국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부터 첨단 반도체와 AI 기술을 중심으로 대중국 수출 제한 정책을 이어왔으며, 트럼프 행정부 역시 이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어 대표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반도체 H200 공급 문제와 관련해 “구매 여부는 중국의 주권적 결정”이라면서도 중국이 미국 기술 우위를 자국 산업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원칙적으로 H200 등 첨단 칩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예외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그러나 중국 역시 미국 기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립 노선을 강화하며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양국 갈등의 또 다른 핵심 현안인 희토류 문제와 관련해선 다소 완화 조짐도 감지됐다.
그리어 대표는 “최근 몇 주 동안 중국산 이트륨이 미국으로 상당 규모 선적된 사례가 있었다”며 일부 공급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트륨은 방산·항공우주·반도체 산업 핵심 소재로 꼽힌다.
그는 또 “중국도 미국의 대중 관세가 상당 부분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미중 관계 개선과 별개로 관세 압박은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만 문제와 통상 협상을 분리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그는 “대만 문제가 무역위원회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대만 문제가 핵심 사안이라는 점을 알고 있고 미국 역시 기업과 노동자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점을 중국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혜린 AX콘텐츠랩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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