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 D-5···사내 균열 확산에 회사 “압박·갈등 없게 관리”

장민영 기자 2026. 5. 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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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DX 갈등···노조 대표성 논란으로 확산
정부 내부선 긴급조정권 검토 기류···"100조 손실 우려"
노사 접점 못 찾는 가운데 파업 참여 선언 4만명 넘어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오른쪽 사진)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 예고 시점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회사가 내부적으로 조직 관리 강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강경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업부 간 갈등과 조합원 내부 이견까지 확산하자 사내 혼란 최소화에 나섰다.

정부 내부에서도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노사 협상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고용노동부 안팎에서는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최근 각 부서장들에게 조직 운영 관련 안내 메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해당 메일에서 쟁의행위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심리적 부담을 호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조직 내 갈등 관리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회사는 파업 참여 여부는 구성원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특정 선택을 강요하거나 압박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반복적인 참여 요구나 원치 않는 참여 여부 확인, 타인의 근태 조회 등으로 부담을 느끼는 직원이 있을 경우 조직문화 신고 체계 등을 통해 즉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달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총파업을 앞두고 노사 갈등이 사업부 간 대립과 조직 내부 분열로 번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DS와 DX(디바이스경험) 부문 간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다.

현재 임금 교섭과 성과급 요구가 반도체 사업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DX 부문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고 있단 불만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DX 직원들은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사실상 DS 중심 투쟁에 집중하고 있다고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초기업노조 탈퇴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DX 부문 조합원 수천명이 탈퇴 절차를 밟고 있단 관측도 나온다.

사내 메신저 공간에서도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DS 소속 조합원들이 프로필에 '파업' 문구를 넣는 움직임이 확산하자, DX 측에서는 'DS 파업반대' 문구를 사용하자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내부 균열 조짐도 감지된다. 복수노조 체제 아래에서 일부 노조는 공동 대응에서 이탈했고, 교섭 과정에서 특정 요구안이 반영되지 않았단 불만도 제기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총파업이 실제 장기화할 경우 노조 내부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무임금 상태가 길어질수록 조합원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고, 사업부별 이해관계 차이도 부각될 수 있단 이유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총집회. / 사진=연합뉴스

◇정부 내부 기류 변화···긴급조정권 검토론 부상

노사 협상이 장기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정부 내부 분위기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노사 자율 협상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최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단 중재 중심 기조를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가 교섭 중단과 총파업 강행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긴급조정권 검토 필요성이 정부 안팎에서 거론되는 분위기다.

재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에 해당하는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조정권은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중앙노동위원회 의견을 거쳐 발동할 수 있는 제도다. 발동 시 일정 기간 쟁의행위가 제한된다.

정부 기류 변화의 계기로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발언이 거론된다. 김 장관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총파업에 돌입한다면 산업부 장관으로서 긴급 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며 "삼성전자 공정이 멈출 경우 100조원 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생산라인이 한 차례만 멈춰도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사전 대응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은 연속 공정 기반 장치산업 특성이 강해 생산 차질이 협력업체와 수출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정부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사 대화를 통한 해결 기조에는 변함이 없으며 남은 기간 협상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단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접점 여전히 평행선

노사는 전날 평택사업장에서 다시 면담을 진행했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성과급(OPI) 제도의 투명화와 제도화, 상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사업 환경과 경영 실적 등을 반영한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최근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며 추가 협상 의사를 전달했지만, 노조는 예정된 총파업 일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달 15일 기준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4만6028명으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 내부 조직 문화와 사업부 간 이해관계, 반도체 산업의 국가경제 영향력 면으로 확산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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