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제 탓”… 총파업 D-5에 결국 직접 고개 숙인 이재용
성과급 갈등 넘어 조직 신뢰 '도마'… 정부, 긴급조정권까지 검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결국 직접 나섰습니다.
총파업을 닷새 앞둔 16일, 해외 출장 일정을 바꾸고 귀국한 이 회장은 김포공항에서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 관련해 공개 사과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저희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항상 삼성을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채찍질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구성원 여러분. 우리는 한몸이고 한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겠다.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는 발언까지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삼성 총수가 노사 문제를 두고 공항에서 직접 사과 형식의 메시지를 낸 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그만큼 이번 총파업 위기를 그룹 차원의 중대 리스크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더 눈에 띄는 건 지금 삼성을 둘러싼 분위기입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AI 반도체와 HBM 시장 확대 기대감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100조 원 가능성과 목표주가 46만 원 전망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갈등이 폭발했고, 창사 이후 최대 규모 총파업 가능성까지 현실화했습니다.
밖에서는 “삼성이 다시 올라선다”는 기대가 커지는데 안에서는 조직 신뢰가 흔들리며, 실적 기대와 내부 균열이 동시에 커지는 보기 드문 국면을 맞았습니다.

■ 사후조정 결렬 뒤 급변… 총수까지 움직였다
삼성전자 노조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최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이 성과 없이 종료된 뒤 회사 측은 지난 15일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하자”며 추가 협상을 제안했습니다.
전영현 부회장 등 반도체 사장단도 평택 사업장을 찾아 노조와 직접 만나 교섭 재개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노조는 성과급 제도화와 지급 기준 투명화, 상한 폐지 등 기존 요구를 재확인하며 사실상 파업 강행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그동안 삼성은 노사 갈등에서 총수 전면 등판을 최대한 자제해 왔습니다.
공식 대응은 경영진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사후조정 결렬 이후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결국 이 회장이 직접 메시지를 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습니다.

■ 충돌 핵심은 임금 아니다… “성과를 누가 가져가느냐”
이번 갈등은 임금 인상 문제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과 지급 구조가 지나치게 폐쇄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회사는 반도체 업황 변동성과 사업별 수익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핵심은 “얼마를 더 줄 것이냐”보다 “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배분할 것이냐”에 있다는 해석이 제기됩니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실적 회복 기대감이 커질수록 내부 구성원들의 보상 요구 역시 더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재계 안팎에서는 사태를 두고 “뉴삼성 체제 이후 처음으로 조직 응집력이 공개 시험대에 오른 사건”이라는 퍙가도 내놓고 있습니다.
과거 삼성은 강한 위기 대응과 속도 중심 조직 문화로 움직였지만, 최근 세대 변화와 노조 영향력 확대, 성과 보상 민감도가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정부도 긴장… 긴급조정권 카드 현실화 가능성까지
정부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통령실과 고용노동부는 노사 자율 해결 원칙을 유지해 왔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긴급조정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SNS를 통해 “노사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총파업에 돌입한다면 산업부 장관으로서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긴급조정권은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을 경우 정부가 쟁의행위를 일정 기간 중지시키고 강제 조정 절차에 들어가는 제도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차질은 글로벌 공급망과 수출, 국내 산업 전반에 연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도 상황을 산업 리스크 차원에서 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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