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음 반도체 클러스터는 지방…경쟁력 강화에 초점 맞춰야

정부가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에 이은 차기 반도체 클러스터를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짓도록 지정 요건을 법으로 못 박을 방침이다. 15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 승인 요건에 ‘수도권 외의 지역’이라는 내용을 명문화한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을 마련 중이다. 8월 시행될 예정인 반도체특별법이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정할 때 ‘지역 균형 발전’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각종 인허가 기간 단축과 세금 공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을 지방으로 국한시키는 것은 국토 균형 발전 차원에서 의미 있는 행보일 수 있다.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전력·용수 등 기반 시설에 대한 혜택을 대폭 늘려 기업 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다. 하지만 수도권을 배제하는 입지 제약이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또 하나의 경직된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우수한 기술 인재들을 지방으로 유인하지 못한다면 지방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이 ‘속 빈 강정’에 그칠 수 있다. 2024년에 처음 발의된 반도체특별법안이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에 예외를 적용한 것도 반도체 전문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이었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차기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은 우리의 반도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골라 총력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풍부한 용수·전력 확보는 물론이고 우수한 전문 인력을 유입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인재를 육성·유치할 수 있는 교육·훈련·정주 환경이 뒷받침돼야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전력 문제도 지표상의 공급 총량을 맞추는 데 그치지 말고 24시간 안정적 발전과 송배전이 확실히 담보될 수 있도록 원자력발전 확충에 속도를 내야 한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성장과 미래 국가 경쟁력이 달린 핵심 주력 산업이다. 혹여라도 정치적 고려에 경도돼 경제성이 떨어지는 입지가 선정되거나 인프라 확보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이 없도록 당국의 전략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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