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벼락거지 될 순 없어” 개미들 36조 ‘빚투’…“한국은 지금” 블룸버그 경고 보니

김도연 AX콘텐츠랩 기자 2026. 5. 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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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5% 오른 7981.41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지난 1년간 200% 넘게 폭등한 한국 증시에 ‘유포리아’(근거 없는 낙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외신의 분석이 나왔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하는 ‘포모(FOMO)’ 심리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최근 한국 증시 상황을 집중 조명하며 투기적 광풍이 시장 전반에 불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코스피 급등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붐 수혜를 입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핵심 공급망 역할을 하며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고, 이재명 정부의 금융·자본시장 개혁 정책 역시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이에 힘입어 한국 증시는 세계 7위 규모 시장으로 올라섰고, 삼성전자는 아시아 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의 포모 현상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관망세를 보였던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대거 증시로 복귀했고, 올해 들어서만 약 37조700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특히 미성년자 투자 열풍까지 나타나고 있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신규 주식 계좌 개설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문제는 과도한 레버리지 확대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초 기준 주식 매수를 위한 신용융자 잔고는 사상 최대인 36조3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약 32% 급증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투기 열풍의 배경에 사회적 불안감도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재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더 이상 계층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가상화폐로 하룻밤 사이에 부자가 된 사람들을 본 투자자들이 이제는 주식을 빠른 부의 축적 수단으로 보고 몰려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2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AI 초과 세수를 활용한 ‘국민 배당’ 가능성을 언급한 사례도 거론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횡재세’ 도입 신호로 오인했고, 코스피가 장중 순식간에 7% 가까이 급락했다. 이후 정부가 “개인 의견”이라고 해명하면서 낙폭 상당 부분을 회복했다.

다만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여전히 한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를 근거로 낙관론을 유지한다. 일부 기관은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1만선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올해 초 한국 주식을 모두 정리한 뒤 현재 나스닥 선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는 개인 투자자 카일 리는 블룸버그에 “당연히 포모를 느끼지만, 주식이 계속 고점을 경신하는 지금 다시 살 계획은 없다”며 “조정이 온다면 매우 가파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연 AX콘텐츠랩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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