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불장에 ‘마통’ 급증…3영업일 만에 7천억 늘었다

박준호 기자 2026. 5. 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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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잔액 3년 4개월 만에 최대
포모 심리 자극에 개인 투자 수요 ↑
요구불예금은 두 달 연속 감소 흐름
대기성 자금 빠지며 본격 머니무브
국내 증시 강세가 이어가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잔액이 3년 4개월만에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주식시장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 이른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단기 차입을 통한 투자 수요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AI생성 이미지

#. 직장인 박준혁씨(가명·36)는 지난 2023년 10월 신혼집을 마련하면서 처음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었다. 전세 보증금이 2천만 원가량 올랐지만, 곧바로 동원할 현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이사 날짜는 다가오는데 부모님께 손 벌리기도 부담스러워 마이너스통장으로 급한 불을 껐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해당 통장을 해지하지 않았다. 소액 주식투자나 예·적금 가입 시점을 맞출 때마다 수시로 돈을 꺼내 쓰고 있다.

그는 "필요할 때 쓰고 월급이 들어오면 갚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습관이 됐다"며 "이자가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만 당장 편하다 보니 계속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강세가 이어가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잔액이 3년 4개월만에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주식시장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 이른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단기 차입을 통한 투자 수요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7일 기준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5천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출 한도가 아닌 실제 사용된 잔액으로, 지난달 말 39조7천877억 원과 비교하면 3영업일 만에 7천152억 원 늘어난 규모다. 월말 잔액 기준과 비교할 경우 2023년 1월 말 40조5천395억 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이달 들어 3영업일 만에 7천152억 원이 늘었는데, 월간 증가 폭 기준 2023년 10월 8천726억 원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2023년은 고금리 여파로 위축됐던 가계대출이 부동산·주식시장 회복 기대를 타고 다시 증가세를 보이던 시기다. 이후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30조 원대 후반에 머물렀지만,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국내외 증시 호조가 겹치며 지난해 11월 말 40조837억 원으로 40조 원대에 재진입했다.

연말연시 상여금 유입 등으로 한때 39조 원대로 내려갔던 잔액은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다시 확대되는 흐름이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7,900선을 넘어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37.40포인트(1.75%) 오른 7,981.41에 장을 마감했다. '8천피'까지 불과 18.59포인트 남았다.

지수는 전장보다 29.90포인트(0.38%) 상승한 7,873.91로 출발한 뒤 장중 7,991.04까지 오르며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전날인 13일에도 코스피는 200.86포인트(2.63%) 오른 7,844.01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당시 장중 변동폭은 453.11포인트로 역대 네 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은행권의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은 감소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 7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96조511억 원으로, 지난달 말 696조5천524억 원보다 5천13억 원 감소했다. 4월 한 달간 3조3천557억 원 줄어든 데 이어 감소세가 이어졌다. 은행권 자금 일부가 증시 주변으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개인들의 단기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마이너스통장은 필요할 때 바로 자금을 활용할 수 있어 주식 투자 대기 자금 성격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bj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