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인플레 우려에 하락세…최고가서 800달러 빠져
美국채 10년물 작년 7월 이후 최고치 근접
'고금리 장기화 vs 성장 둔화' 박스권 줄다리기
워시 연준 새 의장 인준도 변수…독립성 논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팔라지면서 금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높은 수준의 금리를 더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다

4월 미국 생산자물가가 2022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는 통계가 발표된 이후 금 매도세가 본격화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1.4% 상승했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0.5%)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6.0%를 기록했다. 이 역시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4.9%)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2% 상승하며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기업들의 전반적인 생산 비용 압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7월 이후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국채 금리 상승은 이자가 붙지 않는 금에는 부정적 재료로 작용한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 상원은 전날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 인준안을 가까스로 통과시켰는데, 워시 의장이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롭게 금리를 결정해온 연준의 전통을 지킬 수 있을지를 두고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의구심은 지난 1월 금값을 사상 최고가로 끌어올린 핵심 요인 중 하나이기도 했다.
금값은 이란 전쟁 초기 급락한 이후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위험이 고금리를 장기화할 수 있다는 시각과, 전쟁이 길어지면서 성장 둔화 우려가 통화완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투자자들은 두 시나리오 사이를 오가며 방향성을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은 가격은 이날 0.4% 오른 온스당 87.87달러를 기록했다. 은값은 이달 들어서만 19% 급등하며 다른 귀금속 대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블룸버그 달러인덱스도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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