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전쟁 중 UAE와 '비밀 회담' 했다"... UAE는 부인, 이란은 "용서 못해"
이스라엘 "양국 관계 역사적 돌파구"
UAE "사실무근" 방문 사실 부인
이란 "이미 파악해...결탁 용서 못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과 전쟁 중 아랍권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밀리에 방문했다고 밝혔으나 정작 UAE는 이를 부인했다. 이란은 이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며 양국의 밀착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사자의 포효(Lion's Roar)' 작전 기간 중 UAE를 비공식적으로 방문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방문은 이스라엘과 UAE 양국 관계에 있어 역사적인 돌파구를 마련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관련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며, 강한 어조로 UAE를 비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에 "네타냐후는 이란 정보 당국이 우리 지도부에 보고했던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위대한 이란 국민과의 적대 관계 형성은 어리석은 도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결탁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분열을 조장하는 자들은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UAE 측은 네타냐후 총리의 자국 방문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날 UAE 외무부는 성명을 내 "UAE는 네타냐후 총리가 UAE를 방문했다거나, 이스라엘 군사 대표단을 자국 내에서 접견했다는 주장에 관한 보도를 부인한다"며 "UAE는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공개적이며, 널리 알려지고 공식적으로 선포된 '아브라함 협정'의 틀 내에서 수행됨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발표 방문이나 미공개 합의에 관한 모든 주장은 UAE의 관련 당국이 공식 발표하지 않는 한 전적으로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UAE는 지난 2020년 바레인과 함께 아브라함 협정을 계기로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고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이후 양국은 협력 분야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했으며, 안보 분야에서 밀착이 강화됐다.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후 이란의 집중포화를 받던 UAE에 저고도 방공망인 아이언돔 포대와 이를 운용할 병력을 파견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망이 해외에 배치된 것은 UAE가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하는 날에 맞춰 이스라엘 측이 비밀 회담 사실을 공개한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랍국가들과 긴밀한 안보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과시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UAE는 당장 이란으로부터 직접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을 자극하고 싶지 않아 부인한 것으로 보인다. 민감한 시기에 중국과의 관계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을 가능성도 있다.
중동 외교 전문가인 트리타 파르시 퀸시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X에 "아브라함 협정의 핵심은 이란에 맞서기 위한 아랍-이스라엘 동맹 구축이었다"며 "UAE가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깊은 적대감에 자국을 스스로 결속시킨 점은 큰 패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UAE는 덫에 갇힌 형국"이라며 "이번 전쟁은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이 이란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이스라엘에 더 밀착하도록 강제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짚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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