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이상민, 감독으로도 우승…"선수 때보다 좋네요"

농구 인생의 마지막 꿈으로 여긴 '우승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프로농구 부산 KCC의 이상민 감독은 선수 시절 우승보다 더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이 감독은 오늘(13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고양 소노와의 2025-202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차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이 자리에 오지 않았다면 코치로도, 감독으로도 우승할 수 없었을 텐데 있게 해주시고 애정과 관심을 주신 KCC 회장님들께 감사하다"고 먼저 인사했습니다.
이 감독이 이끄는 KCC는 이날 소노를 76-68로 제압, 7전 4승제 시리즈를 4승 1패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23-2024시즌 이후 2년 만이자, KCC의 통산 7번째 챔프전 우승입니다.
특히 선수 시절 한국 최고의 포인트가드이자 KCC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이 감독은 KCC에서만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썼습니다.
국내 남자프로농구에서 선수-코치-감독으로 우승한 건 김승기 전 소노 감독, 전희철 서울 SK 감독, 조상현 창원 LG 감독에 이어 이상민 감독이 역대 4번째인데, 이를 모두 한 팀에서 이룬 건 이 감독이 처음입니다.
2014년 서울 삼성에서 프로 사령탑으로 데뷔해 2022년까지 이끌었으나 팀이 주로 부진했던 터라 자신을 '실패한 감독'으로 정의했던 이 감독은 재기의 기회를 준 친정팀 KCC를 이끌고 '우승 감독'이 되겠다는 목표를 첫 시즌에 이뤄냈습니다.
이 감독은 "감독으로서 처음 우승한 것이 정말 큰 의미가 있다"고 감격스러워했습니다.
그는 "선수로서 내가 잘하고 컨디션 조절하는 것과 감독으로 작전을 짜고 하는 것이 다르다 보니 긴장해서 잠도 잘 이루지 못했다"면서 "선수로 우승한 것보다 지금이 훨씬 더 좋다"며 웃었습니다.
이어 이 감독은 "하늘에서 보고 계신 정상영 KCC 명예회장님, 그리고 아버지도 생각난다"고 말하며, "감독으로서 우승하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약속을 지킨 것 같아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습니다.
허웅·허훈·최준용·송교창·숀 롱까지 최우수선수(MVP)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 모여 '슈퍼팀'으로 불린 KCC는 정규리그 땐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6위로 '봄 농구' 막차를 탔으나 PO에선 거침 없이 정상까지 진격했습니다.
개성 강한 스타 플레이어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이 감독의 리더십도 조화를 이룬 덕분에 정규리그 6위 팀의 챔프전 우승이라는 새 역사도 탄생했습니다.
이 감독은 "주전들이 30분 이상 뛰었는데 저에겐 5명 모두가 MVP"라며 "개성 강한 선수들이 자신을 내려놓고 포지션별로 제 역할을 해줘서 지금의 성과가 있다고 생각하고,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시즌을 되짚어보면서는 "초반이 가장 힘들었지만, 정규리그는 장재석과 최진광, 윤기찬, 윌리엄 나바로 등이 해줬다"며 "그 선수들이 잘 버텨준 덕분에 6강에 오르고 챔피언도 될 수 있었다"고 칭찬했습니다.
이어 "6강 PO 첫 경기에서야 (주축 멤버가 모여) 제대로 해본 경기였는데, 그 이후 다들 제 역할을 잘해주는 것을 보며 조금만 더 하면 우승까지도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돌아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편광현 기자 ghp@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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