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단기간 호황 ‘역사적 배당금’…반도체산업 위한 ‘종잣돈’ 됐으면”

김영배 기자 2026. 5. 1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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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성과급 논쟁 전문가에게 듣다 ①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 인터뷰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개인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반도체 업계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좁은 틀을 넘어 사회적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다. 성과 배분의 공정성부터 기업 거버넌스의 문제, 새로운 사회계약에 대한 요구까지 다양한 관점과 진단을 통해 사안의 본질을 짚어보고, 상생과 공존의 해법을 모색해본다.
“우리 역사적으로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돈을 벌어본 적이 없다. 이건 ‘역사적인 배당금’인 만큼 역사적으로 잘 썼으면 좋겠다.”

집권 여당의 ‘경제 교사’로 일컬어지는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한겨레와 만난 자리에서 삼성 성과급 다툼에 대해 “사회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사안이고, 노사 모두 본인들 노력에 따른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반도체 초과이익에 대해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얘기(반도체 초과세수를 국민에게 배당)처럼 국가에서 세금을 거둬 잘 쓰는 것도 있겠고, 공동으로 기여한 협력업체들까지 포함한 반도체 산업 전반이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는 데 ‘종잣돈’으로 쓰이는 쪽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두 대기업뿐 아니라 협력업체 노동자를 포함해 반도체 산업에 기여한 이들이 고루 혜택을 누리는 게 산업 성장에 필요하다는 취지다. 홍 의장은 대우증권 사장 출신으로 2020년 민주당에 영입돼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24년 11월부터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인터뷰는 12~13일 진행했다.

그는 “(삼성전자, 에스케이(SK)하이닉스) 두 회사의 이익이 상상을 초월해 3개년간 1500조원에 이를 거라고 한다”며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이만큼의 이익 규모를 예상하지 못한 탓에 영업이익 10%를 상한 없이 성과급 재원으로 약속하는 선례를 남기면서, 논쟁이 과열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에스케이하이닉스를 두고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며 “리더십 문제가 있다 보니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고 짚었다. 그는 그러면서 “삼성에서는 복수 노조가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협상 과정이 너무 빨리 가면(진행되면) 안 된다.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가능하냐, 지속되면 언제까지 가느냐를 봐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홍 의장은 향후 반도체 경기에 대해 “애널리스트들 얘기를 들어보면, 2027년까지 (반도체 경기가) 좋을 것이라 얘기하다가 2028년까지 늘려 보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는데, 2029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은 없다”고 전했다. 3년 이후 예상이 불가능할 정도로 업황 진단은 불확실하다는 의미다. 반도체 호황의 배경인 인공지능(AI) 선도 기업들이 제대로 수익을 올리는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 여기에 덧붙는다. “오픈에이아이만 해도 이익을 못 내는데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모대출 시장에서 1조달러(약 1500조원) 자금을 연 8~10%에 빌려 쓰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반도체 경기가 언제까지고 호조를 보인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 노조도 정무적 감각이 있다면 내년, 후년까지 생각해야 한다”며 “3개년에 걸쳐 자사주를 나눠 받는 식으로,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에스케이하이닉스처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과하게 계산된다”며 “개개 직원이 돈을 버는 데는 회사 자산이 활용되고 지원 부서, 계열사, 협력업체의 역할도 있었던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성과급의 잣대로 삼을) 기본 이익을 정교하게 판정하고 캡을 씌워 3개년 정도에 걸쳐 나눠 받는 방식이면, 거꾸로 반도체 사이클이 꺾인 뒤에도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며 “노조를 끈기 있게 최대한 설득해 캡을 씌우는 것 외엔 현실적인 대안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3저 호황과 2000년대 중국 특수에 힘입은 주식 호황세를 증권맨으로 직접 경험한 그도 지금 같은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고 했다. 부동산에 쏠린 국내의 자산 구도가 변할지에 대해 홍 의장은 “땅 팔아서 주식을 사는 상황이라 볼 수는 없고, 예금을 주식으로 돌리는 과정”이라고 분석하면서, 금융 자산 내의 이런 구도 변화는 전체 자산의 분포도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글·사진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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