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초등생 사인 '추락에 의한 손상' 소견

주왕산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초등학생 A군(11) 시신을 확인한 결과 '추락에 의한 손상'이라는 1차 소견이 나왔다. 12일 경북경찰청과 대구지검 등에 따르면 A군에 대한 검시 결과 이러한 소견이 확인됐으며, 추가적인 사인 확인을 위한 부검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군이 발견된 지점은 학소대 옆 계곡으로 주봉과 칼등고개 사이의 협곡이다. 김택수 청송경찰서장은 "12일 오전 10시 13분경 경찰 수색견이 A군을 발견했으며, 최초 발견시 외관상으로 출혈이나 외상의 흔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김기창 국립공원 재난안전과장은 "A군이 발견되 곳은 주봉에서 400m 떨어진 지점으로, 길이 전혀 없고 의도적으로 찾지 않는 이상 길을 잘못 들어서 갈 수는 없는 곳"이라며 "어두울 때나 실수로 실족하여 떨어지는 건 가능한 지점"이라 밝혔다. 또한 "추워서 낙엽을 덮었다던지 하는 흔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시신 검시 소견인 '추락에 의한 손상(사망)'과 일맥상통한 진술이다.
A군 발견 지점을 월간<산> 등산지도로 보면 파란색 원으로 표시한 지점이다. 화살표는 A군이 대전사를 출발하여 올라온 진행 방향이다. 초록색 원은 A군의 추락 의심 지점이다. 추락 의심 지점이 여러 군데인 것은 발견 지점으로 볼 때 어디서 떨어졌다고 콕 집어 보기 어려운 탓이다. 김기창 국립공원 재난안전과장은 "발견 지점으로 볼 때 주봉에서 칼등고개 일대로 광범위하게 추정"되며, "주봉 정상에서 대전사로 돌아가지 않고 칼등고개 방면으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종 당일인 5월 10일 A군은 오후 12시쯤 가족에게 "잠깐 산에 다녀오겠다"라고 말한 뒤 휴대전화 없이 주봉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A군 가족은 2025년 주봉 산행을 한 적 있었기에 믿고 혼자 보낸 것으로 보인다. A군이 돌아오지 않자 가족들은 직접 주봉 방면으로 찾아 나섰다. 가족들이 A군을 찾지 못하자 해가 지기 전인 오후 5시 53분경 119에 실종신고를 했다. 이후 경찰, 소방, 국립공원 관계자 등 수십 명의 인력이 수색에 동원되었다. A군은 휴대폰 없이 산행을 나서 위치 파악을 할 수 없었는데, 집에 휴대전화를 두고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등산지도에 표시된 것처럼 대전사 기암교에서 주봉까지는 1시간 20분이 걸리며, 어린이임을 감안하여 2시간으로 넉넉하게 시간을 잡더라도 오후 2시쯤에는 주봉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A군은 발견 지점과 국립공원 관계자의 추정으로 볼 때, 정상에서 대전사로 되돌아가지 않고 칼등고개와 후리메기 삼거리를 거쳐 주왕골로 내려가는 원점회귀 코스를 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 지점은 정상을 지난 곳에서 실족했을 시 발견 가능한 곳이다. 실종 당일 출발 시간을 감안하면,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에 실족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구간은 등산지도에서 보듯, 능선 탐방로가 비교적 완만하여 북한산 바위능선 같은 낭떠러지 구간이 아니다. 지구력만 있다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지날 수 있으며, 국립공원 관계자의 말처럼 "전망대에는 난간이 있고, 잘못 들만 한 길에는 통제선이 있다"는 것이다. 위험하다고 할 만한 코스는 아니지만, A군이 지친 상태에서 탐방로를 벗어난 곳에서 발을 헛디뎌 실족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A군이 실종 당일 찍은 사진을 보면 운동화를 신었음을 알 수 있다. 등산화에 비해 운동화는 마찰력이 떨어지며, 지친 상태였다면 내리막길에 미끄러졌을 가능성은 더 높다.
다만 최초 발견한 구조대에서 "외관상 출혈이나 골절을 확인 할 수 없고, 추락이나 조난으로 인한 저체온증 사망 여부도 확인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발견 지점을 감안하면 최소 100m 이상 추락한 것인데 눈으로 봤을 때 출혈과 골절로 사망했는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 의아함을 자아낸다. 발견 당시의 겉모습은 비교적 온전하였기에 협곡의 거친 환경을 감안하면, 정확한 사고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부검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어느 네티즌은 "아이 혼자 산에 보냈다고 하여 유가족에게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며 "그 날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주봉 아래의 전망대에 쉬고 있었는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주봉쪽으로 올라갔고, 15분 뒤 하산길에 아이를 찾는 엄마를 마주쳤다며 지나친 의심과 비난은 삼가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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