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홀 보면 바로 신고… 배달만큼 눈도 빨랐다

송윤지 2026. 5. 1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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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살피는 ‘라이더 안전지킴이’

오토바이 특성상 도로패임 충격 커
시민들 ‘위험없는 도로’ 이용 바람
새벽~늦은 밤까지 초기대응 도움
옥련동 숙박업소 화재 때도 ‘선행’

12일 오후 배달노동자 신영기씨가 인천 미추홀구 도로에 생긴 포트홀 사진을 찍고 있다. 2026.5.12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도로 곳곳을 다니며 시민 안전까지 살피죠.”

12일 오후 4시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에서 배달을 마치고 이동 중이던 배달노동자 신영기(49)씨의 오토바이가 길 한쪽에 멈춰 섰다. 그는 휴대전화 카메라를 꺼내 도로 한가운데 움푹 패인 포트홀(도로패임)을 촬영했다. 이어 곧바로 ‘안전신문고’ 앱에 접속해 도로 파손을 신고했다.

그는 “오토바이는 바퀴가 작기 때문에 얕은 포트홀 하나만 생겨도 충격이 바로 느껴진다”며 “배달노동자 동료들뿐만 아니라 인천을 오가는 모든 시민이 안전하게 도로를 이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인천지회 소속 배달노동자들은 지난달부터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 노사발전재단이 함께하는 ‘라이더유니온 안전지킴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업무 중 발견한 위험요소를 안전신문고 앱에 신고하고, 사고를 목격하면 현장에서 초기 대응까지 돕는다.

배달노동자들은 도로 위 사건·사고 현장에도 누구보다 빠르게 도착한다. 지난달 4일 인천 연수구 옥련동 인근 숙박업소 화재 당시에도 송도국제도시에서 배달 중이던 신씨는 연기를 보고는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구급차 진입을 위해 주변 차량 이동을 유도하고 차선 통제를 도왔다. 신씨의 배달박스 안에는 평소에도 비상 상황에 대비한 빨간 경광봉이 들어있다.

신씨는 “배달을 위해 이동을 하다 보면 사고 현장을 먼저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배달이 몰리는 시간에는 활동이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도로를 오가며 다른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늦은 밤에는 주취자 신고 등 치안 활동에도 나선다.

다른 배달노동자 지종선(32)씨는 “새벽 시간대 배달을 다니다 보면 길가나 골목에 위험하게 쓰러져 있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달에도 길에 누워있던 주취자 2명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이어 “차량이 많은 도로 근처에 누워 있는 경우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고 했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 인천 배달노동자들이 수행한 안전지킴이 활동은 모두 121건이다. 포트홀·도로 시설물 파손 신고와 여름철 침수 방지를 위한 빗물받이 사전 점검, 주취자 신고, 건물 외벽 붕괴 의심 신고 등이 있었다.

이대근 라이더유니온 인천지회장은 “배달노동자들은 하루 대부분을 도로 위에서 보내기 때문에 위험 요소를 가장 빨리 발견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 안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역 안전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송윤지 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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