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합주서 유가 유독 폭등… 공화, 중간선거 비상등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6. 5. 12.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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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오 72%·인디애나 70%…
“고유가, 공화 우위 유지에 장애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주유소. 이란전으로 인한 고유가가 미 전역을 덮쳤다. /AP 연합뉴스

공화·민주 양당 가운데 어느 쪽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미국 중서부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 이란전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고유가가 연방 상·하원 다수석을 지키려는 공화당에 결정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미 블룸버그는 이란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고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오하이오·인디애나·일리노이·미시간·위스콘신 같은 중서부 지역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전했다. 유가 정보 업체 ‘개스 버디’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란전 직전인 2월 27일 갤런당 2.98달러에서 이달 2일 4.45달러로 49% 증가했다. 상승 폭이 가장 큰 곳은 오하이오주(州)로, 같은 기간 갤런당 2.83달러에서 4.88달러로 72% 급등했다. 같은 기간 인디애나는 70%, 일리노이와 미시간은 64%, 위스콘신은 60% 뛰어올랐다. 모두 전국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문제는 미 중서부가 과거 ‘블루 월(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탈피해 최근 몇 년 새 전국 단위 선거의 최대 격전지가 됐다는 점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시카고가 버티는 일리노이는 아직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꼽히지만,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미국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했던 오하이오는 최근 10년 새 경합주에서 공화당 우세 주로 기울고 있다. 이 같은 혼전 양상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가 올려 놓은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며 중서부 지역을 공략한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트럼프가 시작한 이란전이 고유가를 촉발하면서 제조업과 기업형 농업이 주요 산업인 중서부를 강타했고 선거판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실제 유권자들의 소비 심리도 악화했다. 8일 미 미시간대는 소비자심리지수가 이달 48.2로 지난달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1952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미국 가계의 경기 체감과 소비 여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꼽힌다.

공화당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다수석을 유지하는 연방 의회를 민주당에 넘겨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선거전에 ‘먹고사는 문제’를 거론하며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오하이오에 위치한 볼링그린 주립대 정치학 교수 멜리사 밀러는 “경제는 오하이오 유권자들에게 여전히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서 “사람들은 대체로 지갑 사정에 따라 투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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