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스케치 남도의 풍경] 무등산 증심사[8]

조동범 2026. 5. 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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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501_무등산 증심사 돌 계단 위에서 뒤를 돌아보다

2026년 5월 1일 오후, 무등산 증심사

'부처님 오신 날(5월 24일, 음력 4월 초파일)은 아직도 2주 후이다. 스케치한 5월 1일로부터는 20일 도 더 남아 있다. 매년 5월 상순이면 피나물 노란 꽃이 피는 또 다른 절에 들르던 기억에, 노동절 휴일에 찾아간 증심사의 오후는 평온하고 햇살도 좋고 나뭇잎도 싱그럽다.

올해는 윤달이 끼지 않았는데도 부처님 오신 날이 5월 후반에 걸려 있다. 5월 초에 휴일이 많으니 좀 나누어 쉬라는 부처님의 배려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2024년 9월의 공양간 화재로 복구 공사 중이어서, 대웅전 등 문화재급 건축은 다행히 피해가 없었지만 마당은 지금 공사 가림막에 가려 온전한 분위기는 아니다.

대웅전 마당으로 접어드는 마지막 돌계단을 오르기 전 뒤를 돌아보면, 경사는 급하지만 그만큼 큰 은행나뭇가지 저 아래로 천왕문까지 풍경이 단으로 나뉘며 더 깊어 보인다.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이미지가 강해 '어반 스케치'라는 말보다 굳이 '템플 스케치'라는 표현도 많이 쓰이는 사찰 그림은, 건축물도 자연도 모두 쉽지 않은 주제인 것 같다.

그럴수록 잘 그리려는 욕심에서 벗어나 적당한 시점에서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

증심사 산 길을 올라오면서 길 위에 걸려 있던 법어는, 템플 스케치만 하려고 욕심껏 찾아간 자에게는 하나의 가르침의 경구였다.

탐욕과 미움과 어리석음이
오로지 스스로에게 생겨나니
악한 마음을 지닌 자는
스스로를 죽이네,
대나무가 열매를 맺으면 죽듯이

전남대학교 조동범 명예교수

2023년 정년퇴임 후 조경회사에서 조경설계 실무를 하며 주말에는 어반스케치를 한다. 대학 재직 중 해왔던 설계와 도시경관 연구를 그림으로 이어가고 싶어서이다. 경관을 기록하는 의미는 (사)푸른길의 답사모임 '잇다'에서 15년간 해오던 광주 답사를 다른 형식으로 잇고 았다, <어반스케쳐스광주>회원으로서 광주의 도시풍경 공동체를 지향하며, 인스타그램(아이디 hakoze_bohm)을 통해 발신하고 있다. 그림으로 보도한다는 생각에서 남도일보의 어반스케치 기자로 불리고 싶어한다.
조동범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