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청약' 뒤집히나…수상한 당첨자들
13평 아파트에 6인 가족이? 현실성 논란 확산
위장전입·서류조작 의혹... 전방위 검증 돌입
적발 시 계약취소·형사처벌... 제도 강화 추진
[지데일리] 부동산 시장의 신뢰를 뒤흔드는 ‘로또 청약’ 의혹이 결국 정부의 칼날을 불러냈다.

국토교통부와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은 11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부정 청약 의심 사례를 집중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이후 분양된 서울 등 규제지역 전 단지와 지방 인기 단지를 포함한 총 43개 단지, 약 2만5000세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조사 범위는 위장전입, 위장결혼 및 이혼, 청약통장 거래, 자격 매매, 문서 위조 등 전반에 걸친다.
조사의 직접적인 계기는 최근 강남권에서 확인된 이례적인 당첨 사례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오티에르 반포’ 전용 44㎡에서 나타난 최고 79점 당첨자는 사실상 5~6인 가족이어야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13평 남짓한 주택에 대가족이 함께 거주하겠다는 신청은 현실성과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처럼 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가족 수를 인위적으로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확산되며 정부 개입이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만점에 가까운 고득점 당첨자를 중심으로 실제 거주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성인 자녀의 경우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와 직장 소재지를 통해 생활 기반을 추적하고, 부모는 최근 3년간 의료 이용 기록을 분석해 실거주지를 파악한다.
더불어 부양가족의 임대차 계약 내역까지 확인해 형식적인 주소 이전이 아닌 실제 동거 여부를 가려낸다.
이와 함께 특별공급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사례도 주요 점검 대상이다.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자격을 허위로 꾸미거나, 부양가족 수를 늘리기 위해 서류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엄정한 처벌이 뒤따른다.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은 물론 계약 취소, 계약금 몰수, 최대 10년간 청약 제한 등 강도 높은 제재가 적용된다.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정부는 위장전입을 통한 점수 확보를 차단하기 위해 거주 요건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강화하고, 건강보험 관련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형식적인 주소 이전이 아닌 실제 생활 기반을 기준으로 청약 자격을 판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신호탄이지만,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조사 과정에서 개인정보 활용과 관련된 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정확도를 높이는 균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또한 부정 청약 적발 이후의 사후 관리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계약 취소 이후 재분양 과정에서 또 다른 투기 수요가 유입되지 않도록 정교한 설계가 요구된다. 청약 제도 자체가 지나치게 점수 경쟁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를 재검토할 필요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부동산 컨설턴트는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불신의 대상이 되는 순간 시장은 빠르게 왜곡된다"며 "이번 전수조사가 일회성 단속에 그치지 않고 투명한 주택 공급 체계를 확립하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