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4% 시청률 폭등, 입소문 제대로 탔다 …로맨스 홍수 속 빛난 '허수아비'
[텐아시아=박주원 기자]

'허수아비'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시청률 2%대로 시작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매회 최고 시청률 경신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특히 로맨스 장르 중심으로 재편된 최근 드라마 시장에서 유일한 장르물로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놈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범죄 수사 스릴러다.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경기도 화성군 일대에서 벌어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다.
'허수아비'는 지난달 20일 2.9%의 시청률로 출발해 최근 회차에서 7.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치솟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21세기 대군부인', '은밀한 감사', '오늘도 매진했습니다' 등 로맨스 드라마가 대세로 자리잡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허수아비'의 약진은 색다른 장르에 목말라 있던 시청자들의 수요를 보여준다. 특히 장르물은 로맨스에 비해 비주류로 여겨졌던 만큼 이러한 흥행 흐름은 더욱 눈길을 끈다.

'허수아비'는 시청자들까지 추리에 참여하게 만드는 전개로 몰입감을 높였다. 작품은 가상의 마을 '강성'을 배경으로 형사 강태주(박해수 분)와 검사 차시영(이희준 분)이 공조 수사를 하며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다. 매회 새로운 증거와 용의자가 등장하고, 시청자들은 강태주와 차시영의 시선을 따라가며 사건의 진범을 함께 좁혀나간다. 실제로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복선과 단서를 조합하며 범인을 추측하는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시청자들이 직접 작품을 분석하고 함께 의견을 나누며 화제성을 끌어올리고 있어 유의미하다.
탄탄한 구성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허수아비'는 웰메이드 장르물이라는 호평과 함께 입소문을 탔다. 이는 장르물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제작진 덕분이다. '허수아비'는 '모범택시 시즌 1'을 집필한 이지현 작가와 연출을 맡았던 박준우 감독이 다시 의기투합한 드라마다.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인정받으며 한국형 시리즈물의 가능성을 증명했던 두 사람은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하나의 웰메이드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특히 박준우 감독은 '궁금한 이야기 Y',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시사 프로그램을 연출했던 경험을 살려 현실감 있는 범죄 수사극을 만들어냈다.

박해수와 이희준의 혐관(혐오 관계) 브로맨스는 주요 관전 포인트다. 극 중 두 사람은 과거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악연으로 얽혔지만, 범인 검거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마지못해 공조를 시작한다. 서로 끊임없이 충돌하고 불신하면서도 점차 상대방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은 극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이 가운데 박해수와 이희준은 날 선 긴장감부터 묘한 유대감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혐관 브로맨스 서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두 배우는 '키마이라', '악연'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세 번째 호흡을 맞추며 안정적인 연기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실화 모티프의 범죄물이지만 작품의 분위기가 지나치게 무겁지 않다는 것도 강점이다. 강태주와 차시영은 수사 중에도 시도 때도 없이 유치한 말싸움을 벌이고, 강성경찰서 반장 김만춘(백현진 분)은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웃음을 더한다. 이러한 코믹 요소는 작품의 어두운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완급 조절 역할을 한다. 또한 직접적인 살인 장면이나 폭력 묘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음으로써 범죄물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대중성을 확보했다.
'허수아비'는 중반부에 접어들며 범인의 정체가 점차 드러나고 있는 만큼,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로맨스 드라마 홍수 속 확실한 존재감을 입증한 '허수아비'가 현재의 상승세를 마지막 회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주원 텐아시아 기자 pjw0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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