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갈등에 결국…지역 정비사업 위기 신호
중동전쟁 여파 비용 증가 현실화…"지역 정비사업 현장 갈등 신호탄"

중동발(發) 원자재 가격 급등 후폭풍이 지역 정비사업 현장까지 번지고 있다. 최근 대전 동구 가오동1구역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코오롱글로벌을 상대로 공동도급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코오롱글로벌이 운영비 대여를 중단한 데 이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자 조합 측이 계약 파기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 공사비 부담을 둘러싼 갈등이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지역 정비업계에 따르면 가오동1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9일 코오롱글로벌에 시공자 공사도급계약 해제·해지를 통보했다. 계약 해지 효력은 코오롱글로벌이 해당 문건을 수신한 지난 8일 발생했다. 해지 금액은 1454억 원으로 코오롱글로벌의 최근 매출액 대비 3.7%에 해당한다. 조합은 "코오롱글로벌의 과도한 공사비 증액 요구, 일방적인 사업·운영비 대여 중단 등 공사도급계약 위반 및 파트너로서의 신뢰를 저버린 일련의 행위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조합은 코오롱글로벌이 지출한 대여금 약 56억 원과 이자 등 정산은 향후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코오롱글로벌은 "법률 검토 후 대응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최근 중동전쟁 여파로 급등한 공사비 부담이 자리한다. 지난 3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4.42로, 전월과 비교하면 0.49%,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52% 상승했다. 평당 공사비로 따지면 과거 400만 원대에서 800만 원대 수준까지 오른 셈이다.
특히 철근과 시멘트, 알루미늄 등 주요 건설 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물류비 불안까지 겹치면서 건설사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일부 건설현장에선 공사비 재협상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대우건설은 청주 테크노폴리스 조성공사 계약액을 약 105억 원 올린 바 있다.
업계에서는 가오동1구역 사례가 공사비 급등에 따른 지역 정비사업 현장 갈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 지역 분쟁 장기화로 원자재값과 물류비 부담이 계속 커질 경우 유사한 공사비 분쟁이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간 사업이 진행되는 정비사업 특성상 급격한 원가 상승을 기존 계약 구조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이를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지역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 불안이 계속되면 시공사와 재개발·재건축 조합 간 갈등 사례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불가피한 요인이 발생할 경우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거쳐 공사비를 조정할 수 있는 기준과 분쟁 조정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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