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되자… 서울 아파트 매물 2200건 증발
6만9,175건→6만6,914건으로 급감
강남3구 8일 하루에만 토허신청 139건
국토장관 "매물 잠김, 과거와는 다를 것"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재개되면서 주말 사이 서울의 아파트 매매 매물이 2,200여 건 급감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선 중과 시행 직전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몰리며 '막판 거래'가 이어졌고, 거래되지 않은 매물은 시장에서 빠르게 거둬졌다.
10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6,91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전 마지막 평일인 8일(6만9,175건)보다 2,261건(3.3%) 감소한 수치다.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었던 마지막 날인 9일과 비교해도 1,581건(2.3%) 급감했다.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에서 아파트 매매 매물이 줄었다.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강동구로, 이틀 새 매물이 7.3% 줄었다. 이어 성북구(-6.5%) 강서구(-4.7%) 노원구(-4.5%) 동대문구(-4.3%)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 매물이 4.1% 감소했고, 송파구와 강남구도 각각 3.8%와 2.2% 줄었다.

이는 그간 거래되지 못했던 다주택자의 절세 목적 매물이 양도세 중과 재개와 동시에 대거 시장에서 거둬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부터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 경우 양도차익에 대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각각 가산된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까지 적용하면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실효세율은 최고 82.5%까지 높아진다.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중과 재개 직전까지 강남권을 중심으로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졌다.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강남3구는 8일 하루 동안 139건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접수됐다. 불과 2주 전 같은 요일(27건)과 비교해도 5배 넘게 급증한 수치다.
휴일인 9일에도 서울 25개 구청과 경기 12개 시·구청이 운영될 정도로 막판 거래 수요가 몰렸다. 다주택자들이 급히 호가를 낮추거나, 수요자들이 막판에 서둘러 매수 결정을 내리면서 추가 거래가 이뤄졌을 공산이 크다. 서울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보유 주택을 다 처분하지 못한 다주택자는 계속 보유하거나 추후 증여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 절세 목적 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되거나 시장에서 거둬지면서 당분간 수도권에선 '매물 잠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 주택 공급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매물 감소까지 겹치면서 실수요자의 불안과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엑스(X)를 통해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매물 잠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면서도 "과거 정부와는 다를 것이고,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도 기회의 형평성 관점에서 비거주 1주택자 등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예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며,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는 영구적 양도세 감면 혜택의 적정성도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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