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자의 윤리의식
6월 3일 지방선거가 다가오지만 유권자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다. 정책 경쟁보다 자질 논란이 먼저 떠오르고 공약보다 도덕성 문제가 더 큰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최근 양평지역에서 한 기초의원 예비후보의 가족 문제가 불거졌다. 미성년 자녀가 학교폭력과 범죄로 보호처분을 받은 데 이어 수감 상태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지역사회 파장이 커졌다. 주민들은 '공인의 도덕성과 책임을 먼저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와 '자녀 문제까지 부모 정치생명과 연결하는 건 과도하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후보 본인이 직접 위법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공직은 일반 직업과 다르다. 주민 세금과 행정을 감시하는 지방의원은 법적 자격 이전에 윤리성과 책임감이 검증 대상이다. 더구나 청소년 상담 활동을 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유권자가 느끼는 괴리감은 크다.
정치권 대응도 우려된다. 군수 예비후보 측이 사실상 감싸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말이 돌면서 유권자 불신은 더욱 커진다. 지방선거는 결코 중앙정치처럼 진영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사람을 보고 투표하는 특성때문이다.
군수라는 자리는 지역 공동체 가치와 행정 방향을 상징하는 자리다. 교육과 청소년 문제, 공동체 회복을 말하면서 윤리 논란 앞에서는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면 중도층 민심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핵심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주민 다수는 정치적 의리보다 공인의 책임감을 더 중요하게 바라본다.
정치권 전반에 퍼진 분위기도 우려스럽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말부터 앞세운다. 최소한의 법 기준만 넘으면 된다는 인식이 정치권 전체에 퍼진 듯하다. 정당 역시 공동체 신뢰보다 당선 가능성을 먼저 계산한다. 윤리 검증은 뒷전이고 선거공학만 남는 씁쓸한 구조다.
그러나 주민들은 냉정하다. 법적 문제와 별개로 공직 후보자에게 더 높은 책임감을 요구한다. 공직자는 단순히 행정 기능만 수행하는 존재가 아니라 공동체 가치와 기준을 상징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권자는 후보자의 말보다 태도를 본다. 위기 상황에서 어떤 책임감을 보였는지 공동체 앞에서 얼마나 진정성 있게 서 있는지를 살핀다.
권리의식은 민주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윤리의식 없는 권리 주장은 쉽게 자기합리화로 흐른다. 출마의 자유를 말하면서 윤리적 검증에는 불편함을 드러내는 모습은 시민 눈높이와 거리가 멀다. 정치가 신뢰를 회복하려면 출마의 권리보다 먼저 공인의 윤리의식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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