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괜찮다 하지만 괜찮겠나” 홈런 치고 거센 야유, 선발 빠진 SSG 김재환

잠실 담장을 넘긴 타자가 하루 만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감독은 “선수 보호가 첫 번째”라고 했다. 지난겨울 SSG 유니폼을 입은 김재환 이야기다.
이숭용 SSG 감독은 10일 잠실 두산전 김재환을 선발 제외했다. 상대 선발이 좌타 상대로 대단히 강한 잭 로그라는 걸 일단 감안했다. 더 큰 이유는 ‘멘털 보호’다.
김재환은 전날 두산전 7회초 2점 홈런을 때렸다. 존 복판 직구를 맘껏 잡아당겨 잠실 오른 담장을 넘겼다. 그라운드를 도는 김재환을 향해 두산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지난해까지 김재환은 두산을 대표하는 ‘성골’ 스타였다. 신인 지명 이후 17년을 두산 한 팀에서 뛴 ‘원 클럽 맨’이었다. 그러나 올시즌을 앞두고 논란 속에 두산을 떠나 SSG로 자유계약선수(FA) 이적했다. 그간 애정이 컸던 만큼 두산 팬들의 실망과 원성 또한 컸다. 9일 쏟아진 야유가 그 결과다.
김재환은 8일 생애 처음으로 두산 아닌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잠실 타석에 섰다. 첫 타석 헬멧을 벗고 두산 팬들을 향해 인사했지만 역시나 야유가 쏟아졌다.
이 감독은 “(김재환이) 스윙을 적극적으로 하고, 하체에 리듬도 걸리더라. 좋게 봤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오늘은 좀 쉰다. 멘털적으로도 좀 그렇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어 “본인은 ‘괜찮다, 괜찮다’하는데 괜찮겠느냐. 감독 입장에서는 일단 우리 선수를 보호하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KBO리그 트렌드가 달라지면서 예전 같은 험악한 욕설이나 오물 투척 같은 관중의 과격한 행동은 이제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전날 김재환을 향한 야유 또한 요즘 KBO리그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이 감독은 “예전 제 성격 같았으면 그냥 밀어붙였을 텐데 요즘 친구들은 그렇지가 않다. 재환이도 그래봐야 1988년생이다”라고 했다. 리그에서 손꼽는 베테랑이지만 ‘옛날 야구’를 제대로 겪지 못한 건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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