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쥐 3000마리 잡고 자기 팔에 주사 꽂은 한국인 박사?

대서양을 항해하던 크루즈선에서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고 이호왕 박사의 업적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 박사는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이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혀낸 인물로, ‘한국의 파스퇴르’로 평가받는다.
이 박사는 1950년대 한국전쟁 당시 ‘한타바이러스’ 수수께끼를 해결한 인물이다. 당시 유엔군 병사 약 3200명이 고열과 신부전, 출혈 증상을 보이며 줄줄이 쓰러졌다. 병명은 ‘유행성 출혈열’. 1·2차 세계대전 때도 군인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정체불명의 괴질로 불렸다.
이 박사는 쥐가 병을 옮긴다는 점에 착안해 환자가 다수 발생한 경기도 동두천 일대에서 들쥐를 채집하기 시작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등 위험 부담에 연구를 포기하려는 연구원들이 생기자, 이 박사는 치료비와 가족의 생계 등 모든 문제는 자신이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연구원들을 설득했다. 이들이 목숨을 걸고 채집한 등줄쥐만 약 3000마리에 달했다.

1976년, 7년간의 끈질긴 연구 끝에 이 박사는 한탄강에서 채집한 등줄쥐의 폐 조직에서 병원체를 분리하는 데 성공한다. 발견 지역의 이름을 딴 ‘한탄바이러스’는 오늘날 관련 바이러스군 전체를 지칭하는 학술용어 ‘한타바이러스’의 어원이 됐다.
이 박사는 1988년 말 세계 최초로 예방 백신도 개발하기도 했다. 백신의 효과를 검증하려면 인간 임상시험이 필수적이었다. 이에 이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 7명은 직접 자기 팔에 주사기를 꽂았고, 1990년 마침내 세계 최초의 유행성 출혈열 예방 백신 ‘한타박스’를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한 명의 과학자가 새로운 병원체를 발견하고 예방 백신까지 모두 개발한 것은 의학사에서 파스퇴르 이후 유례를 찾기 힘든 독보적 성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이 박사는 노벨의학상 후보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이 박사는 생전 인터뷰에서 “우리 대한민국에서 그런 것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기쁘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제자인 고려대 백신혁신센터 송진원 교수팀은 이 박사를 이어 한타바이러스 백신 개선에 열중하고 있다. 송 교수는 “바이러스 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존의 백신이 개발된 지 35년이 넘은 만큼 이를 최신화해 개량하는 과제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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