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핵 포기 동의… 美로 우라늄 보낼 것”
이란 협상대표는 ‘합의 근접’ 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이란과의 종전(終戰) 협의와 관련 “이란은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되고,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도 다른 여러 사항과 함께 이 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양국이 갈등을 빚은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처리에 대해서도 “그것은 미국으로 보내게 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또 협상 완료 시점으로 1주일을 제시함에 따라 14~15일로 예정된 트럼프의 중국 방문 전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란측 협상대표는 이날 ‘합의 근접’을 부인했는데, 이란 내부 강경파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날 PBS 등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앞서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등은 양국이 종전과 핵 문제 해결을 위한 1쪽짜리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란이 매우 절실하게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우리가 해낼 것 같다”고 했다. 폭스뉴스 앵커인 브렛 바이어는 트럼프와 통화한 내용을 전하며 “대통령이 신중한 낙관론을 보였다”며 “구체적 일정을 물어봤을 때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 일주일 정도를 예상했다”고 했다.

◇다음주 방중 앞두고… 이란과 합의 속도내는 트럼프
트럼프는 전날 이란과의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상선을 구출하는 ‘프로젝트 프리덤’을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CNN은 이런 일시 중단의 배경에 ‘이란과의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는 파키스탄 측 전언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이란이 동의했다고 주장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포기, 고농축 우라늄 미국 반출, 지하 핵시설 가동 중단 등은 상당한 인센티브가 없는 이상 이란이 양보하기 어려운 쟁점들이다. 이란 정부가 트럼프의 손짓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현재 전쟁 종식, 핵 협상의 기본 원칙을 담은 MOU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총 14개 항목으로 이뤄진 이 문서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유예,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완화와 동결 자금 해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완화 등을 망라하고 있다고 전했다. 큰 방향성을 우선 제시한 뒤 30일간의 세부 협상을 통해 방안을 구체화하는 방식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트럼프의 방중(訪中)을 앞두고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은 중국에 이란 상황 해결을 위한 외교적 역할을 요구해 왔고, 지난 6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베이징을 방문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전면적인 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의 주장대로 이란이 핵 포기, 고농축 우라늄의 미국 반출, 지하 핵시설 가동 중단 등에 동의했다면 ‘이란은 핵을 가질 수 없다’는 명분으로 군사 작전을 개시한 트럼프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체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간 이란과의 협상에서 핵 포기, 우라늄 반출 등을 양보할 수 없는 ‘레드 라인’으로 고수해 왔다. 트럼프는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미국으로 반출할 수 있냐는 질문에 “아마도가 아니다”라며 “그것은 미국으로 보내게 된다”고 했다. “우리가 확보할 것”이라고도 했다. 우라늄 농축 유예 기간에 대해서는 12~15년 정도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당초 미국은 20년을 요구했고 이란이 5년으로 응수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거론되는 구상이 트럼프가 강하게 비판해 온 오바마 정부 시절의 핵 합의인 포괄적행동계획(JCPOA)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5년 체결된 JCPOA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원자력 발전 연료 수준인 3.67%로 15년 동안 제한하도록 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봉쇄 작전 역시 뚜렷한 성과 없이 이란의 레버리지만 확인시켜 줬다는 국내외 비판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면 트럼프가 이를 ‘승리’로 포장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란은 이번 상황을 계기로 통항료 부과 등 해협에 관한 새로운 메커니즘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가 이란 온건파들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도록 쟁점을 단순화하려 하고, 복잡한 사안들은 추후에 해결하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계획과 제안을 검토해 중재국인 파키스탄에 답변을 줄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란 대미 협상 대표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합의 근접’ 보도를 ‘가짜 여론전’이라고 비판했다. 갈리바프는 7일 소셜미디어에 “‘나 한번 믿어봐(TrustMeBro)’ 작전은 실패했다. (미국은) 이제 상투적인 ‘가짜 악시오스’(Fauxios) 작전으로 되돌아갔다”고 했다. ‘나 한번 믿어봐’ 작전은 트럼프가 중단한 ‘프로젝트 프리덤’을 비꼰 표현이고, ‘가짜 악시오스’는 가짜라는 뜻의 ‘Faux’와 합의 근접 보도를 한 악시오스를 합친 것이다.
다만 갈리바프의 글을 협상 결렬 선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미·이란의 내밀한 협상 상황이 미국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는데 대한 불만과 경고 표시이자, 이란 내부 강경파를 의식한 정치적 대응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양국이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완전한 종전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우리가 (합의를) 해낼 것 같다”면서도 평화 협정 서명을 위한 대면(對面) 회담을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MOU는 합의 수준이 낮아 다시 대치 국면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트럼프는 “이전에도 그들과 (협상할 때) 그런 느낌이 들었던 적이 있어 어떻게 될지는 봐야 한다”며 “그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폭격이 시작될 것이고, 슬프게도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과 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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