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봐주기’ 앞장 권익위 2인자, 윤석열 만나 사건 논의 정황

김채운 기자 2026. 5. 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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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윤, ‘명품백 사건’ 윤석열과 교감 정황
권익위TF, 전원위 회의 직전 ‘종결’ 언급 확인
“위원들 검토 권한 제한…담당부서 의견 무시”
2024년 8월8일 세종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아무개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이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에 남긴 유서 일부. 김 전 국장 유족 제공

2024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청탁금지법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 처리하기 전,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정승윤 당시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대통령 관저에서 은밀히 만난 정황이 드러난 건 당시 권익위의 노골적인 봐주기 조사를 해석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대통령 부인의 명백한 대가성 금품 수수 사건이 종결되고 담당 실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 배경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당시 권익위는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 가방 수수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했지만, 법정처리기간 60일을 훌쩍 넘겨 116일 만에 사건을 종결했다. 당시 정 부위원장은 ‘공직자 배우자는 제재 규정이 없다’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 여부를 논의했으나 종결했다’고 밝혔다. 당시 정치적 압박으로 대통령 부부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김건희 가방 수수 사건’ 처리 과정을 재조사한 ‘권익위원회 정상화 추진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를 7일 보면, 윤 전 대통령과 회동한 정 전 부위원장이 2024년 6월10일 해당 사건 처리를 결정할 권익위 전원위원회 회의 2시간 전 권익위 정무직·상임위원과 비공식 회의를 소집해 수사기관 이첩·송부 대신 ‘사건 종결’을 처리 방향으로 언급한 사실이 확인됐다. 티에프는 “사무처장(정 전 부위원장)은 전원위 위원들의 검토 권한을 제한하고, 담당 부서 의견 및 절차 등을 무시하였으며, 피신고자(윤석열 전 대통령 등)와의 비공식 접촉 과정에서 청탁금지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즉 티에프의 조사로 정 전 부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을 만나 해당 사건 처리 방향을 논의하고 실제 종결 처리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2024년 8월9일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 조사 실무를 담당했던 김아무개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의 빈소인 세종시 세종충남대병원 쉴낙원장례식장에 조화가 놓여 있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받은 디올 가방에 대해 권익위가 종결 처리한 뒤 서울중앙지검은 2024년 10월 김 여사와 최 목사를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나 이후 김건희 특검은 지난해 12월 해당 사건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혐의로 김 여사와 최 목사를 기소했다. 권익위와 검찰은 노골적으로 방탄 조사 및 수사를 벌였지만, 특검이 명품가방 사건의 대가성을 인정하며 그들을 법정에 세운 것이다.

티에프는 명품가방 사건 종결에 반대 의견을 가졌던 고 김아무개 전 권익위 부패방지국장에 대한 정 전 부위원장의 직장 내 괴롭힘 정황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 담당 실무자였던 김 전 국장은 사건 종결 처리 두달 뒤인 2024년 8월8일 세종시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숨진 채 발견되기 9일 전부터 하루 전까지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 기능을 활용해 유서 형식의 메시지를 남겼다. 권익위의 종결 처리 결정에 동의하지 않은 그는 가족에게 “이 사건이 종결 처리될 줄은 몰랐다”며 당시 실무 책임자이자 부패 방지 전문가로서 도의적 책임감과 자책감을 토로했다고 한다. 권익위는 고 김 전 국장과 유족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정 전 부위원장은 검찰 출신으로 윤 전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후배다. 20대 대선 당시 윤 전 대통령 후보 캠프와 당선 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함께 일했다. 이에 부위원장 임명 당시에도 공직자 부패를 감시해야 할 권익위 수뇌부 인사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정 전 부위원장은 6·3 지방선거에서 부산시교육감에 출마할 뜻을 밝힌 상태다.

힌겨레는 정 전 부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연락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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