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중단, 美 제재 해제… 1쪽짜리 MOU 체결에 근접”
이란 외무부 “미국측 제안 검토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각)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상선들의 탈출을 돕는 ‘프로젝트 프리덤(Freedom·자유)’을 하루 만에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작전 중단 이유로 ‘이란과의 협상 진전’을 들었는데, 실제 6일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은 이란과 종전하고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1쪽짜리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외교부 역시 이 제안을 검토 중이며 중재국인 파키스탄에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전면적으로 유지되지만, ‘프로젝트 프리덤’은 짧은 기간 동안 일시 중단될 것”이라며 “우리가 이란을 상대로 한 작전에서 거둔 막대한 군사적 성공, 그리고 이란 대표들과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합의를 향해 큰 진전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고려해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합의 진전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후 악시오스가 미 당국자 두 명과 현 사안에 정통한 다른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합의를 시도 중인 MOU에는 전쟁 종식과 세부 핵 협상의 기본 원칙을 담은 14항이 담겼다. 백악관은 핵심 쟁점에 대한 이란 측의 답변이 48시간 이내에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는 중재국을 활용해 직간접적으로 이란 측과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전쟁 발발 이후 양측이 합의에 가장 근접한 상황”이라며 “합의안엔 이란이 핵 농축을 중단하고 미국이 제재를 해제해 이란의 수십억 달러 규모 동결 자금을 풀어주며,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모두 해제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이란은 이런 방향의 MOU를 우선 맺고 향후 30일간에 걸쳐 종전에 관한 세부 조건을 확정짓는 세부 협상을 마무리하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美·이란, MOU 체결되면 30일간 협상… 우라늄 농축 12~15년간 중단할 수도"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이날 ‘프로젝트 프리덤’을 전격 중단한 결정이 바로 이 같은 협상의 진전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종전 협상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나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30일 동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에 취한 제재와 이에 대응한 미국의 역봉쇄는 점진적으로 해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역봉쇄나 군사 행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핵 협상의 관건인 우라늄 농축 중단 시기를 두고 미국은 20년, 이란은 5년을 제시하며 대치하는 상황이다. 소식통들은 이 시기를 12~15년으로 절충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거나 관련 활동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이고, 지하 핵시설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방안도 미국과 논의 중이라고 한다. 이란은 현 고농축 우라늄을 자국에서 철수해 미국 등지로 이동하는 데도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으며, 유엔의 불시 사찰 등 감시 강화에도 동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사령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침략자의 위협이 무력화되고, 새로운 협약이 준비됨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안전하고 안정적인 통항이 보장될 것”이라고 했다.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규정을 준수하고 지역 해양 안보에 기여해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의 선장 및 선주 여러분께 감사한다”고 했다.
이란은 그간 “트럼프의 이른바 프로젝트 프리덤의 성과는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뿐”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의 입장이 더 급하다”며 협상 우위를 주장했다. 미국 역시 “이란이 미국의 역봉쇄로 경제난에 시달리며 지휘부는 분열됐다”고 선전해왔다. 양국 모두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며 종전 협상에 다시 착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6일 중국과 이란은 전면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베이징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국제사회는 해협의 정상적이고 안전한 통행 재개에 대해 공동의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중국은 전면적 휴전이 필수적이며 분쟁 재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최근 미국과의 협상 상황을 설명하고, “정치적 위기는 군사적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이미 입증됐다”고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문제는 조속히 해결할 수 있다”며 중국이 휴전을 위해 계속해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