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SK그룹을 향해 반도체 제조시설(팹·Fab) 설립을 요청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6일 김영록 명의로 최태원 회장에게 서한문을 보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선택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번 서한은 최 회장이 최근 국회 특별강연에서 언급한 AI 산업 성장의 ‘4대 병목현상(자본·에너지·GPU·메모리)’과 “전기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발언에 따른 것이다. 전남도가 전국 최대 수준의 재생에너지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반도체와 AI산업의 최적 입지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김 지사는 서한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전국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약 20%를 공급하고 있으며 잠재 발전량은 444GW에 달한다”며 “신안·영광·해남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해상풍력과 태양광 단지는 글로벌 기업의 핵심 과제인 RE100 실현이 가능한 사실상 국내 유일의 입지”라고 강조했다.
또 “수도권 집중 구조를 넘어 팹 분산 전략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며 대만 TSMC 와 미국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전남광주특별시로의 반도체 생산기지 확대는 SK의 초격차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가균형발전의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도는 산업 기반 조성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광주과학기술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전남대학교, ARM스쿨 등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을 통해 반도체 연구개발 인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전남·광주 통합 추진에 따른 지역균형발전 지원금 20조 원과 정부의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정책도 강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SK와 OpenAI 가 추진하기로 한 글로벌 AI데이터센터 후보지로는 해남 솔라시도와 장성 첨단3지구 등이 거론된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제조시설이 함께 구축될 경우 전남·광주가 국내 AI·반도체 산업의 핵심 축으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AI 산업은 결국 막대한 전력과 안정적 인프라 확보가 핵심”이라며 “전남은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넓은 산업부지,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 계통 부담까지 갖춘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남으로의 유치는 대한민국 산업 구조를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다핵 구조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