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터진 엘린이…추억 젖은 어른이

마지막 잠실구장 5월5일 매치
어린이팬과 추억 새길 이벤트 가득
전광판 증명사진 어린시절 얼굴 띄우고
응원단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재미 선사
시구 맡은 채이 양 울음 터져 엄마가 대신
‘이든이 아빠’ 박해민 결승타 V에도
문보경 부상…웃지 못한 LG
잠실구장에서 열린 마지막 어린이날 ‘잠실 라이벌전’에서 LG가 박해민의 결승타에 힘입어 승리를 거머쥐었다.
1982년 개장한 잠실구장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신축되는 돔 구장이 2032년 개장할 예정이고 2027년부터 2031년까지 프로야구 경기는 임시로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1996년부터 두 시즌(1997년·2002년)을 제외하면 어린이날 경기가 있을 때마다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LG의 라이벌전이 펼쳐졌다. LG는 이날 승리로 어린이날 두산전 상대 전적 12승16패를 쌓았다. LG의 홈 경기로 치러진 이날 경기는 전석 매진됐다. LG 구단은 이날 오후 12시25분 2만3750석이 매진됐다고 밝혔다. LG의 시즌 16번째 매진이다.
경기 전부터 잠실구장 안팎은 가족 단위 관중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어린이날을 기념해 포수 박동원(LG)의 딸 박채이 양이 시구자로 나설 계획이었는데 채이 양이 그라운드에서 눈믈을 터뜨려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결국 박동원의 아내가 시구를 했고 채이 양은 박동원 품에 안겨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 중 전광판에는 LG 선수들이 유니폼을 입은 증명사진 대신 어린 시절 찍은 사진이 송출됐다. LG 응원단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복장을 하고 선수단을 응원했다. 경기 전에는 LG와 두산의 어린이팬들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됐다.
이날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치러졌다. LG 이주헌이 2회 두산 선발 잭 로그를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 1점을 올렸지만 4회 두산 김기연의 적시타로 다시 1-1 원점으로 돌아갔다.
해결사는 박해민이었다. 6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한 박해민은 이날 2회 첫 타석부터 3차례 타석에 서는 동안 안타를 하나도 생산하지 못했다. 삼진을 두 번 당했고 5회는 땅볼로 출루했다. 하지만 주장답게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제 역할을 해냈다. 네 번째 타석인 7회말 1사 1·2루에서 상대 투수 양재훈의 5구째 포크볼을 걷어 올려 우전 안타를 때렸다. 2루 주자 이영빈의 득점으로 팀은 2-1 리드를 잡았다. 이 적시타가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됐다.
박해민은 경기를 마치고 아들 박이든 군을 무릎에 앉힌 채 “어린이날에 이길 수 있어서 기분이 좋고 아들이 함께한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어서 더 뜻깊은 것 같다”며 웃었다.
박해민은 “오늘 상대 선발 로그와 타이밍이 아예 안 맞아서 팀에 미안했다. 투수가 바뀐 다음 코치님이 충분히 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고 그 덕분에 스윙을 과감하게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항상 4월에 타격감이 안 좋았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는 잘 버틴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고 더 좋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LG는 이날 승리에도 맘 편히 웃진 못했다.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문보경이 4회초 수비 중 땅볼 타구를 잡으려다 왼발로 공을 밟은 뒤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 문보경은 초음파 검진 결과 왼쪽 발목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6일 MRI를 포함해 2차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구단은 밝혔다.
7회에는 최원영이 대주자로 출전하자마자 부상을 당했다. 7회말 3루 주자 송찬의의 대주자로 나선 최원영은 구본혁의 타석에서 리드폭을 키웠다가 급히 귀루하던 중 3루 베이스에 오른쪽 발목을 접질렸다. 최원영은 즉시 교체돼 나갔고 6일 병원 검진을 받는다.
잠실 |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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