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다시 무력 충돌…헤그세스 “휴전 끝난 것 아냐, 신중 처신하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탈출을 유도하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에 착수한 첫날부터 미국과 이란이 충돌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휴전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이란을 향해 신중하게 행동하라고 압박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프로젝트 프리덤 이틀째인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휴전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작전은 “방어적이고, 범위가 한정돼 있으며, 기간도 한시적”이라면서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상업 선박을 보호하는 단 하나의 임무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란이) 미군이나 상선을 공격할 경우 압도적이고 파괴적인 화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중동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 한 군함과 상선들을 겨냥해 발사된 이란의 순항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미 해군 함정이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 육군 아파치 헬기가 선박을 위협하던 이란 고속정 6척을 격침했다고도 전했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프로젝트 프리덤이 시행된 지 몇시간 만에 공격에 나섰다. 무력시위 차원에서 미사일과 드론, 고속정 출격을 감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무력 대치에 들어간 이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중국 외교부는 아라그치 장관이 6일 베이징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란 “호르무즈서 군사적 해결책은 없어”
미·이란 다시 무력 충돌
이란은 미국과 휴전 이후 약 한 달간 멈췄던 걸프 국가에 대한 공격도 재개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이날 오후 이란에서 발사된 순항미사일 3발 등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오만에서도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해안 도시 부카의 주거지역이 공격을 당했다고 오만 국영 언론이 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진 일은 정치적 위기에 군사적 해결책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중재국) 파키스탄의 노력으로 협상이 진전을 보이는 만큼 미국은 악의를 가진 세력에 의해 다시 수렁으로 끌려 들어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프리덤에 대해서는 “프로젝트 데드록(교착상태)”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교전을 재개했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이스라엘이 20곳 이상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새로운 대치 국면에 접어들면서 위태롭게 이어져온 휴전이 사실상 붕괴 갈림길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전 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기싸움을 이어오던 미·이란이 이를 계기로 휴전 중단을 선언하고, 전면적 무력 충돌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프로젝트 프리덤과 관련해 “미국 선박을 겨냥하려 한다면 이란 군대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이란에 휴전 협정을 압박하기 위해 거친 언사를 쏟아냈던 것처럼 재차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이다.
미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쿠퍼 사령관이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 군함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방안을 제시하면서 ‘이란이 대응 차원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고속정을 보내면 격퇴하고, 걸프국을 공격하면 전면 전쟁을 재개하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의 향방을 ‘군사작전 재개’ 또는 ‘성실한 협상을 통한 합의’ 두 가지로 제시하면서 종전 협상 타결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중소기업인과 만난 자리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충돌을 “작은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잠깐 우회하는 것일 뿐 상황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희진·최경윤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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