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국, 작전 동참”…정부 “조사 먼저”

트럼프 “이란 공격” 주장하며
한국에 ‘군사작전 참여’ 압박
정부 “감식 전문가 급파” 신중
두바이항 예인 후 조사할 예정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에서 발생한 폭발·화재 사고가 인명 피해 없이 진압된 가운데, 정부는 선박을 인근 항구로 옮긴 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정부는 조사관을 현지로 급파할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한국 선박에 공격을 가했다며 군사작전 참여를 공개적으로 압박했지만 정부는 신중을 기하며 정확한 원인 파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한 선박에 탑승 중이던 한국 국적 선원 6명을 포함한 선원 24명 모두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선박의 화재도 진압이 완료돼 추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정부는 선박을 인근 두바이항으로 예인한 뒤 피해 상태 등을 확인하고 수리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사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두바이 현지의 한국선급(선박검사기관) 지부 인력을 즉각 파견해 안전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선사 자체 조사와 별도로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소속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를 현지에 급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후 8시40분쯤(한국시간) 호르무즈 해협 안쪽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한국 해운사 HMM이 운용하는 파나마 국적 화물선 ‘나무호’에서 폭발·화재가 발생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5일(현지시간)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무호 화재를 언급하며 한국 등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은 세계가 적절한 시기에 나서주기를 기대한다”며 “곧 책임을 다시 넘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은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과 관계된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차례 발포했다”며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국내 해운업계 일각에서도 피격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는 피격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확인되는 대로 그에 상응하는 후속 조치를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 프리덤을 비롯한 미국 주도의 군사작전 및 연합체 참여 여부도 진상 규명 결과를 바탕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UAE 앞바다에 머물던 한국 선박들은 미국이 프로젝트 프리덤을 개시한 이후 보다 안쪽인 카타르 방향으로 이동했다.
김병관·강연주·김준용 기자 b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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