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진보 교육감 단일화
대리접수 의혹·선거법 위반 혐의 등 3건 수사 결과 선거판 변수

5일 기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단일화 경선에 참여했던 유은혜 예비후보는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22일 단일 후보로 안민석 후보가 선출된 지 12일 만이다.
이날 유 예비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교육감은 알을 깨고 세계로 나아가려는 아이들에게 등대가 돼주는 사람"이라며 "교육감 선거는 경쟁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진흙탕 속 이전투구가 아닌 빛의 범주에서 치러지는 대화여야 하는데, 부끄럽다"고 경선 과정 소회를 밝혔다.
유 예비후보는 단일화 추진 기구인 경기교육혁신연대(혁신연대)가 주도한 경선 과정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혁신연대라는 틀도, 단일화 과정도 실패했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금지돼 있던 집단적 대리 등록, 대리 납부라는 심각한 정황은 서둘러 덮어버리고, 선거관리위원장이 수사의뢰를 하고도 즉각적인 결과 승복만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또 "교육감은 아이들 앞에 당당하게 정직과 책임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때문에 안민석 후보와 캠프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판단할 일이다"고 날을 세웠다. 유 예비후보는 안 예비후보 지지선언도, 선거캠프 합류 의사도 밝히지 않았다.
유 예비후보의 불출마 선언에 안 후보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같은 날 안 후보는 SNS를 통해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유은혜 전 장관님께 감사하다"며 "유 전 장관님이 주신 비판 말씀 역시 깊이 새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단일화 경선 과정의 갈등은 봉합됐지만 후유증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안 후보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 후보와 관련, 경찰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된 것은 모두 3건이다.
단일화를 추진했던 혁신연대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유 예비후보가 제기한 선거인단 대리접수 및 대납 의혹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은 경선 결과는 인정하되 의혹 규명 차원에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에는 평택시선거관리위원회가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안 후보의 선거인단 가입을 요구한(공직선거법) 혐의로 고등학교 현직 교사를 평택경찰서에 고발했다.
교육시민단체인 경기미래교육복지포럼 관계자는 같은 달 29일 안 후보를 공직선거법,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안 후보 측이 제작한 홍보 웹자보가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색상(파란색·빨간색)과 지지율 문구를 왜곡해 유 예비후보를 보수 성향으로 오인하게 만들고 여론을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별도로 안 후보는 지난달 28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를 선거운동 및 사조직 구성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가 취하했다.
여기에 유은혜 예비후보 단독 출마를 주장했던 혁신연대 일부 단체 등으로 구성된 경기민주시민교육연대와 결과 승복을 촉구했던 시민단체 간 갈등도 쉽게 봉합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진보 도교육감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벌어진 내홍의 여진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상대 후보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명확하게 의혹을 규명한 뒤 후보를 결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모든 갈등의 해결은 단일 후보로 선출된 안민석 후보의 행보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정경아 기자 jka@kihoilbo.co.kr
Copyright © 기호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학습·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