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린이’ 울렸던 KT, 올해는 다르다…권동진 결승타-박영현 1.2이닝 역투로 구단 역대 어린이날 두 번째 승리[스경X현장]


5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T의 경기는 경기 시작 시간 한 시간 전에 일찌감치 매진 사례를 이뤘다. 어린이날을 맞이해 많은 어린이 팬들이 야구장을 찾았고 1만8700석이 모두 팔려나갔다.
KT는 이날 야구장을 찾는 어린이들을 위해 인기 캐릭터인 ‘뽀로로 데이’를 개최했다. 야구장 정문에 배치된 뽀로로 포토존에는 어린이들이 줄지어 사진을 찍었다. 야구장 입장을 기다리는 어린이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이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상기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뽀로로의 시구로 경기가 시작됐다.
이날 KT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등장할 때마다 이들의 어린 시절 사진을 전광판에 함께 띄웠다. KT 김현수와 김상수 등 고참 선수들의 어린이 시절 모습이 공개됐다. 메인 전광판 외에 보조 전광판에는 경기 중간중간 뽀로로 캐릭터들이 나와 재미를 더했다.
양 팀이 어린이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경기를 했고 ‘케린이(KT+어린이)’가 웃었다. KT는 이날 롯데는 5-4로 꺾고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KT의 어린이날 두 번째 승리다. 2013년 창단해 2015년 1군에 진입한 KT는 매번 어린이들에게 패배의 아쉬움을 안겨 왔다. 그러다 2022년 롯데를 상대로 8-2로 승리하며 처음으로 어린이날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이날 구단 역대 두 번째로 어린이날 승리를 거두면서 선두다운 면모를 자랑했다.
KT는 이날 2회부터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가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6회부터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으로 경기가 전개됐다. 6회초 롯데가 빅터 레이예스의 2타점 적시타로 2-1로 역전했다가 6회말 KT가 유준규의 중전 적시타, 대타 이정훈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3점을 뽑아내며 다시 4-2로 앞섰다. 하지만 롯데는 7회초 나승엽의 우전 적시타 8회초 고승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4-4 동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8회말 선두타자 김상수가 친 타구가 상대 3루수 김세민을 맞고 내야 안타가 됐고, 유준규가 희생번트로 주자를 3루까지 보내면서 1사 3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바뀐 투수 김원중을 상대로 권동진이 1타점 2루타를 쳐 다시 5-4의 리드를 KT가 가져갔다. 8회 1사 후 등판했던 마무리 투수 박영현이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한 점 차를 지켰고 KT는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박영현은 “지난주 광주에서 경기하고 선수들이 많이 피곤했을 텐데 오늘 어린이날 경기 이겨서 이번 주 경기도 잘 풀릴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KT가 그동안 어린이날 승운이 없었던 것에 대해 박영현은 “나도 1승 8패라는 기록을 봤다”라며 “경기를 하다 보니까 질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어린이날 기록은 기록일 뿐이니까 올해는 다른 기록을 만들면 되는 것이고 나는 그런 기록을 신경 쓰지 않았고 이기는 경기만 만들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광판에 띄워진 사진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이라던 박영현은 “나도 마운드에 올라가서 내 어린 시절 사진을 봤는데 뭔가 웃기더라”며 웃었다.

권동진은 “팀이 어린이날에 다소 약했는데 어린이 팬이 많이 찾아온 오늘 이기는 데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고 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어린이날을 맞아 경기장을 찾아주신 어린이와 가족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드려서 기분 좋다”라고 전했다.
이날 경기가 끝나고 어린이 팬들은 그라운드에서 키즈런 베이스 러닝 행사에 참가해 승리의 여운을 맘껏 즐겼다.
한편 롯데는 이날 스프링캠프에서 도박을 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일으킨 3명의 선수가 1군 엔트리에 복귀했지만 5연승 행진을 이어가지 못했다.
경기 전 고승민, 나승엽, 김세민은 기자회견장에서 고개를 숙였다. 고승민은 대표로 “물의를 빚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머릿속이 하얗다. 앞으로 좋은 선수이자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고승민은 6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경기 후반 대타로 나선 나승엽은 2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8회 대타로 투입된 김세민은 볼넷을 골라냈다.
수원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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