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 특검 정면충돌…與 ‘민심 숙의’·野 ‘독재 가이드북’

길용현 기자 2026. 5. 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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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개혁신당 ‘공동전선’ 구축
민주, 역풍 우려에 일단 속도조절
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국민의힘 최민호 세종시장 후보(왼쪽부터), 양정무 전북지사 후보,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가 '이재명 사법쿠테타 저지를 위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약 한달 앞두고 정치권이 조작 기소 의혹 특검법과 공소 취소 논란을 두고 극한 대치 국면에 접어들었다.

야권은 이를 사법질서를 파괴하는 '독재의 서막'으로 규정하고 총공세에 나섰고, 여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숙의 언급 이후 처리 시점을 뒤로 미루는는 등 전략적 후퇴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의 전날 특검법의 시기와 절차에 대해 '국민 의견 수렴'을 당부한 것을 언급하며 "결론은 끝까지 반드시 공소 취소는 하되, 시간만 좀 늦춰보라는 명령"이라면서 "셀프 공소취소는 지금 하나 나중에 하나 결국 심각한 범죄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 지난다고 위헌이 합헌이 되진 않는다"면서 "독재는 어떤 말로 포장해도 그냥 독재"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소취소를 한다고 지은 죄 없어지는 것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나중에 불법·위헌적 공소취소까지 더해져 가중처벌만 받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 만만하게 보다가 감옥에서 진짜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작기소 특검법안에 대해서는 "이미 4심제 대법관 증원, 법왜곡죄, 전담재판부 등 사법 장악 수단 도입했다"면서 "그것도 모자라 자기가 특검을 임명해서 자기 범죄를 없애겠다고 하는데 이것은 어지간한 독재자도 생각키 어려운 신박한 발상이다. 세계사 길이 남을 독재 가이드북"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권은 보유세 인상, 주택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특별공제(장특공제) 폐지, 설탕·담배·주류세 등 온갖 폭탄을 지방선거 뒤로 미뤘다"면서 "그 폭탄이 한꺼번에 터지는 순간 본격적인 독재가 시작되고 민생은 파탄 난다.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제대로 하는 것이 폭탄을 막는 길"이라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이날 종로구 보신각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법안에 대해 "반민주적·반헌법적인 헌정 질서 파괴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회견에는 오세훈(서울)·유정복(인천)·양향자(경기)·김진태(강원)·김영환(충북)·양정무(전북)·최민호(세종) 후보 등이 자리했다.

특히 오세훈·유정복 후보는 전날 개혁신당 조응천 후보가 제안한 '사법 내란 저지를 위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자 긴급 연석회의'에 참석하면서, 그간 각자도생 모드였던 보수 야권이 특검 저리를 고리로 선거판에서 공동 전선을 형성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4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라한 호텔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경북 공천자 대회에서 정청래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 처리 시기 및 절차 문제와 관련해 "국민, 당원, 의원 총의를 모아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 대표는 이날 경기 동두천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청와대 브리핑도 있었기 때문에 당청(민주당·청와대)이 조율해야 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는 특검법 강행 시 중도층 이탈과 보수 결집으로 지방선거 판세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당내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가 의견 수렴에 방점을 찍고 한발 물러남에 따라 사실상 지방선거 이후 특검법안 처리로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정 대표는 검찰의 허위 조작 기소를 '범죄'로 규정하며 "조작 기소, 허위 조작으로 입증이 된다면 허위 조작으로 고통받았던 당시 피의자, 피고인은 당연히 구제받아야 한다"며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 정신의 구현이고 사법 정의의 정상화"라고 특검의 명분은 고수했다.

특검법 처리를 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민주당은 '이 대통령 공소 취소용 특검'이라는 국민의힘 공세를 정쟁으로 규정하며 역공을 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정치검찰의 표적 수사와 증거 왜곡 등 사법 정의를 훼손한 행태가 드러났다"며 "국민의힘이 공소 취소용이라는 억지 논리를 들이대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본질을 흐리며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을 비난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조작기소의 공범을 자처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