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조작기소 특검에 공소취소권, 수사 정당성 흐릴 수 있어"

장슬기 기자 2026. 5. 5. 10:4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李 대통령, 특검 시기·절차 숙의 요청…조선 "'공소취소특검' 선거 뒤로 미루면 위헌성 없어지나"
청주 임신부, 응급병원 찾지 못해 태아 잃어…경향 "지역에 따라 태아 생사 갈려, 어떤 미래 있나"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 사진=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윤석열 정권 검찰 조작기소 의혹 특검법'에 대해 “구체적 시기나 절차에 대해 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 달라”고 했다. 특검 수사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지방선거를 한달 앞두고 비판이 거세지자 법안 처리 시기와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조선일보는 해당 특검법을 이 대통령 본인에 대한 공소취소 특검이라고 부르며 선거 이후에 하면 위헌성이 없어지냐며 특검 자체를 비판했다.

충북 청주의 30대 임신부가 응급 분만할 병원을 찾지 못하고 부산까지 이송됐지만 결국 태아를 잃는 사건이 벌어졌다. 대구에서 조산 증세의 임신부가 응급실을 헤매다 쌍둥이 중 한명을 잃은 지 두달 만에 또 비슷한 비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경향신문은 “거주 지역에 따라 임신부와 태아의 생사가 갈리는 나라에 어떤 미래가 있겠는가”라고 우려했고, 조선일보는 “저출생 극복을 외치면서 정작 임산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시스템이 불안하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한겨레 둘다 '조작기소 특검' 비판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대장동 사건,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12개 사건에 대해 윤석열 정부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법을 발의했다. 12개 사건 중 8건이 이 대통령을 피고인으로 기소한 사건이다.

▲ 5월5일 한국일보 만평

5일 조선일보는 조작기소 특검을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없애주는 '공소 취소 특검'이라고 명명하면서 전날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특검법 처리에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에 대해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법안 처리에 신중해달라”고 하는 등 당내에서도 반발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특검 시기와 절차에 대해 숙의 과정을 거쳐달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특검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하면서 시기만 선거 뒤로 미루자는 것은 결국 선거에 이긴 다음에 공소 취소 특검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특검의 문제는 시기가 아니라 그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검은 기본적으로 수사기관”이라며 “만약 '조작 기소'가 문제라면 그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를 기소해 법원의 판단을 받으면 되는데 민주당은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해 재판까지 가지도 않고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게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특검법은 이 밖에도 일사부재리, 자기 사건 심판 금지 등 법 원칙에 어긋나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라며 “법조계에선 형사 사법제도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삼권 분립을 파괴하는 위헌 소지가 다분한 법안이라고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헌성은 법안 처리를 잠시 미룬다고 해소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은 속도 조절을 주문할 게 아니라 법안 철회를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 5월5일자 조선일보 사설

해당 특검에 대한 우려는 한겨레에서도 제기했다. 한겨레는 사설 <민주, '특검법' 시기·내용 국민여론 충분히 수렴을>에서 “특검법 내용 중 특검이 공소 취소권을 갖도록 한 부분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물론 진보적 학계·법조계 등에서도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이 피고인인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해충돌'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며 “민주당 내부에서도 '숙고가 필요하다'(김용남 민주당 평택을 재선거 후보)는 의견이 나왔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 대통령이) 숙의의 대상으로 '시기'와 '절차'만 언급해 자칫 '내용'에 대해서는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 우려스럽다”며 “특검에 공소 취소권을 부여하는 문제는 이해충돌 논란을 불러일으켜 자칫 특검 수사의 본질적 정당성까지 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법안 처리 시기와 내용 전반에 걸쳐 충분하게 숙의하는 과정을 진행하길 바란다”고 했다.

열악한 지역의료, 또 분만실 뺑뺑이로 태아 사망

지난 1일 청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30대 임신 39주차 산모의 태아 심박수가 떨어진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고 해당 산부인과는 인근 상급종합병원 여러 곳에 환자 수용을 요청했지만 전문의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거절됐고 소방헬기를 동원해 부산까지 이송됐지만 태아가 숨졌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최근 들어 고령 산모와 조기 출산, 다태아 출산 등 고위험 분만이 늘고 있는데 분만 전문 산과 전문의, 신생아 전문의는 턱 없이 부족해진 지 오래”라며 “있는 인력이라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 단위 '실시간 응급 이송 핫라인'과 광역 네트워크 구축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데 잇단 사고를 보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했다. 이어 “저출생 극복을 외치면서 정작 임산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시스템이 불안하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필수 의료 의사를 적정 수준까지 양성해 나가되, 현재 있는 인력과 장비로 응급 임산부가 어느 지역에서 살든 제때 대응이 가능하도록 네트워크 구축 등 대응 체계 마련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 5월5일자 경향신문 사설

관련해 경향신문도 사설 <지역서 안심하고 아이 못 낳는데 균형발전 되겠나>에서 “호남과 인천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구급대와 산모가 개별 병원에 수용 여부를 묻거나 의료진 선의에 기대야 하는 실정”이라며 “중앙과 지역을 잇는 이송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니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주 지역에 따라 임신부와 태아의 생사가 갈리는 나라에 어떤 미래가 있겠는가”라며 “어느 지역에 살건 '안심하고 아이를 낳는 사회'를 만들어야 저출생도 지역소멸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