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호르무즈 프리덤’ 작전에, UAE 공격한 이란…휴전 중대 고비

김원철 기자 2026. 5. 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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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4일(현지시각) 이란 이스나 통신에서 입수한 것으로,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앞바다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다. AF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무력을 주고받고,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한 이란의 공격까지 재개되면서 한 달 가까이 이어져 온 미-이란 휴전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에 갇힌 상선들의 통항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프리덤’을 개시하며 해협 통제권 회복에 나섰고, 이란은 이를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포함한 “관련 없는 국가들”을 공격했다며 한국에 공개적으로 작전 참여를 촉구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브래드 쿠퍼 사령관은 4일(현지시각)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순항미사일과 드론, 소형 고속정을 동원해 미군이 보호 중인 선박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군이 이 위협들을 모두 방어했으며, 아파치 공격 헬기와 시호크 헬기를 동원해 상선을 위협하던 이란 소형정 6척을 격침했다고 말했다. 미 해군 함정이나 미 국적 상선의 피격 피해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쿠퍼 사령관은 이날 미군이 미 국적 상선 2척의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지원했으며, 추가 선박들도 이 통로를 이용하기 위해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작전이 “방어 전용”이라며,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춘 구축함과 100대 이상의 육상·해상 기반 항공기, 무인 플랫폼, 병력 1만5000명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에 “방어 우산”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은 이번 작전이 상선 한 척마다 군함이 붙는 전통적인 직접 호위 방식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쿠퍼 사령관은 “특정 선박을 호위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함정·헬기·전투기·조기경보기·전자전 전력 등이 여러 층의 방어망을 형성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쓴 “안내(guide)”, 즉 선박을 안전하게 지나가도록 지원·유도한다는 표현이 일대일 호위와는 다르며 오히려 기존 호위 방식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강력한 방어를 제공한다는 주장이다. 쿠퍼 사령관은 또 미군이 저피탐 기술을 활용해 수 주에 걸쳐 해협 내 항로를 사전에 정리해뒀다며 이번 작전에 앞서 치밀한 사전 준비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충돌은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의 통항로를 열겠다며 ‘프로젝트 프리덤’을 개시한 직후 벌어졌다. 쿠퍼 사령관은 미군이 현재 두 개의 별도 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는 오만 해역에서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모든 상업 활동을 차단하는 해상 봉쇄이고, 다른 하나는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업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지원하는 작전이다. 그는 이란이 지난 12시간 동안 미군이 보호 중인 선박들을 공격했다며 미국은 “국제사회가 세계 교역 흐름을 회복하도록 돕고 있는 반면, 혁명수비대는 상업 선박을 공포에 몰아넣고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걸프 지역으로도 긴장이 번졌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날 이란에서 발사된 미사일과 드론을 방공망으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요격 과정에는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시스템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당국은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석유시설에서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고, 인도 국적자 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액시오스는 이번 공격이 휴전 발표 이후 약 4주 만에 이란이 걸프 국가를 겨냥한 첫 공격이 될 수 있다며,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 재개 직전까지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란은 휴전 종료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선언을 피하고 있다. 쿠퍼 사령관은 “휴전이 끝났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이란이 공격적 행동을 시작했고, 우리는 단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응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란 쪽은 미군의 소형정 격침 주장과 미국의 상선 통항 지원 발표를 부인하며,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려는 상선과 유조선은 이란군과 조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상선 업계와 에너지 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선박 공격 소식 뒤 브렌트유는 배럴당 114.44달러(5.8% 상승)로 마감하는 등 올해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재개되더라도 이란의 공격 위협이 계속되는 한 선주들이 즉각 통항을 재개할지는 불투명하다.

한국에도 불똥이 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프로젝트 프리덤과 관련해 한국 화물선을 포함한 관련 없는 국가들을 공격했다”며 “어쩌면 이제 한국이 이 임무에 참여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선박 외에는 현재 해협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피해가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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