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의존마저 닮은 이재명·장동혁표 공생 [한기호의 정치박박]

한기호 2026. 5. 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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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극단화 서로 명분 주는 李대통령과 張대표
“내란청산 10년” 물 탈수록 들어맞는 利害관계
재판청산 더 당기는 李, 대통령되고 신문協 때려
“대선조작” 편식…정영학 녹취록 ‘역린’ 수두룩
“엄청난 조작”이면 김용 컷오프·특검법 순연 왜
사법리스크 자충수에 고개드는 건 국정농단殘黨
방미·거짓말로 언론과 싸운 張, 공천도 웃음거리
책임없는 권위 집착, 보수 이탈…때리다 마는 與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25년 9월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영혼의 단짝’이 될 판이다. 5달 전 국무회의가 종편 방송과 전임 정부 기관장 찍어내기 장이 되고, 제1야당 윤리위가 반(反)계엄파 인사 찍어내기 전담재판부로 전락한 모습을 보고 ‘정치 쌍생아’라고 빗댄 적이 있다. 이후로도 양측은 ‘혹시나’했던 ‘변화’ 아닌 ‘심화’했을 뿐이다. 서로 역린은 건드리지 않고 ‘정치 극단화’의 명분이자 양분으로 삼고 있다.

집권세력은 ‘내란청산’이란 양고기 간판을 달고 ‘재판청산’을 비롯한 개고기만 팔고 있다. 거창하게 이름붙이던 “전쟁 추경”조차, 서울 일부 국회의원이 26조2000억째 “민생 추경”을 현수막에 써붙이는 등 김이 빠졌다. 당권경쟁 땐 “협치보다 내란척결 먼저”라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파면 1년’ 당일 “10년이 걸릴지 그 이상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내란청산을 고무줄처럼 늘려잡았다.

보증인은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한국신문협회를 향해 성남 대장동 개발비리 관련 동아일보 보도 2023년 시상을 취소·반납시키라며 사과·정정이 “마땅하다”고 했다. 좌표는 <김만배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 기사에 찍혔다. 대통령은 “대장동 녹취록에 있지도 않은 ‘그분’ 이재명을 창조해 보도함으로써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낙선시켰다”며 “대선조작”으로 규정했다.

정작 제20대 대선 ‘본투표 3일 전’ 대장동 사업 책임을 ‘성남시장 이재명’ 아닌 ‘검사 윤석열’로 돌리려던 김만배-신학림 거짓인터뷰엔 일언반구 없었다. 이해는 가지만 납득은 할 수 없다. “팩트 발굴이 아니라 엄청난 조작”이라지만 재판에서 ‘뭐가 조작됐는지’는 빠졌다. 지목된 ‘정영학 녹취록’의 경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 없는 것만 사실이다.

김만배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대리에게 2020년 10월 30일 “천화동인1이 남들은 다 니껄로 알어. 너라는 지칭은 안 하지만”이라며 “내께 아니라는 걸 알어”라고 반복한다. 김씨는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에겐 2021년 2월 22일 ‘1호’ 배당금 중 “내가 가지고 있는 게 49%의 반”(24.5%)이라며 계산도 맡긴다. 나머지 24.5%는 “유동규 지분대가”라는데, 51%는 불분명하다.

녹취록 내엔 수년간 일당 입에서 나온 “4000억짜리 도둑질”, “게이트”, “우병우 비서관”, “게이트”, “50억”, “욱이”(남욱), “용이”(김용), “정실장”(정진상), “시장님 설득”, “재선” 등 의문 소재가 훨씬 많다. 대통령 권력 잡고서야 외친 “엄청난 조작”엔 힘이 안 실린다. 이재명 성남시장·경기지사 때 ‘분신’으로 불린 김용씨는 20대 대선 경선 국면 대장동 일당에게서 대선자금 6억원 수수한 사실로 2심까지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보석 출마’는 지난달 27일 민주당 재보선 전략공천관리위의 ‘김용 컷오프’ 발표로 일단락됐다. ‘조작기소’ 국정조사는 빈손, 특검법안은 “숙의” 대상이 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5년 12월 2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의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할 당시 모습, 전 영부인 김건희씨가 올해 4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로 열린 박성재 전 법무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모습.[연합뉴스 사진·서울중앙지법 중계 영상 갈무리]


여권은 ‘내란청산’ 살라미전술로 돌아갈 듯하다. 뿌리를 놔둔 파생재판은 넘치고, 자책골 여지도 적다. 내란특검은 일찍이 일명 ‘V0’ 김건희씨를 12·3 계엄 용의선상에서 빼버렸다. “너 때문에 다 망쳤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크게 다퉜단 정황을 들었지만, ‘계엄 직후’라고 뭉뚱그리던 그 시점은 지난해 3월 ‘대통령 구속취소’ 이후였다. 김건희씨가 계엄을 반대한 건지 실패를 탓했는지도 규명하지 않았다.

지난달 14일 윤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처음 마주한 김건희씨에게 30분간 눈을 떼지 못하고 몸 돌려 웃음을 보낸 모습이나, 영부인 일가 국정개입에 아울러 ‘종속관계’를 의심하고도 남지만 선을 미리 자른 모양새다. ‘통일교·신천지 동시특검’하자던 여당은 슬그머니 손 뗐고, 국민의힘에선 ‘윤어게인’표 숙청 활극이 벌어진 터다. 내란재판에 넘겨진 의원이 텃밭 대구시장 공천을 받고, 재보선은 험지 안산갑부터 ‘고성국 유튜브 출연자’로 채워지고 하남갑·대구 달성·울산 남갑까지 ‘윤어게인’ 공천이 됐다.

장 대표가 건재한 탓(?)이겠다. 그는 최고위가 총사퇴하지 않는 한 퇴진 방법이 없도록 당헌당규부터 개조했다. 8박 10일 미국 외유를 택하는 여유가 생겼고, 이 대통령과 비슷한 시기 언론과 싸우고도 있다. 익명의 국무부 “차관보”를 만났다고 공보 사진파일명에까지 적었지만 거짓, “미 정부 측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신원확인을 못 한단 공지도 거짓으로 탄로났으나 언론더러 “본질을 호도”한단다.

방미 중 백악관을 찾았다던 날 장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의 ‘초상’이 걸린 벽면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긴 일도 기괴하다. 대국의 책봉(冊封)이라도 바란 듯하다. 귀국 이튿날 그는 트럼프를 주인공으로 ‘까불면 다친다’는 의미의 ‘FAFO’ 속어를 덧댄 이미지를 SNS에 올리며 “이재명 ‘미국과 헤어질 결심’”이라고 썼다. 동맹 중시를 넘어서버린 호가호위로 ‘권위’에 기댈뿐인 행태다.

‘아래로부터의 지지’를 쌓아올린 적 없으니 자충수에 끝이 없다. 친미·반중 담론마저 ‘극우 전유물’로 격하당할 판이다. 보수층을 여론시장에서 내쫓아주니 당정지지율도 힘을 받는다. “이재명 탄핵”은 장 대표가 외칠수록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벌써 그는 부산시장 후보 개소식에서 “범죄자 심판하는 선거”라며 “왜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하냐”고 민심에 고개를 빳빳이 들었다. 작년 11월 민주당이 단장까지 잠정한 ‘장동혁 부동산 투기 의혹 검증 TF’를 검토하다가 물린 배경도 알 만하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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