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결집’ 서막? ‘李 공소취소권’ 특검 역풍에 흔들리는 與

변문우 기자 2026. 5. 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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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조작기소 특검법 박차…“국정조사에서 조작기소 정황 드러나”
산토끼 다시 떠날라…대구 노리는 김부겸 “지지층만으로 못 이겨”
野, 전격 연대로 국면 반전 시동…“무도한 범죄 삭제 시도에 저항”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민주당 대표(왼쪽부터) ⓒ연합뉴스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피해 구제'를 외면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차라리 '이재명 최고 존엄법'을 만들라. 이재명 범죄 지우기 특검은 위헌의 위헌에 위헌을 더한 풀 패키지 위헌이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6·3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권한까지 부여한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검법'(조작기소 특검법)을 추진하자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은 "조작기소 피해자들에 대한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 명분을 강조하지만, 사실상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조기에 털어내기 위한 '속도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야권은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역공 카드로 활용하고 있고, 여권 내부에서도 기울어진 운동장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만연하다.

민주당이 지난달 30일 전격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은 대장동·쌍방울 대북송금 등 이 대통령 관련 주요 사건을 모두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이미 진행 중인 재판까지 공소취소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점에서 파장이 크다. 구체적으로 특검법 수사 대상 사건 12개 중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등 8개에 달한다.

그간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위 활동에서 검찰의 조작수사와 기소 정황이 상당 부분 드러난 만큼, 특검법 발의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정 대표는 이날 부산항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정적 제거를 목적으로 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추악한 조작 수사 정황이 낱낱이 드러났다"며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되는 비극을 좌시할 수는 없다"고 명분을 강조했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6·3 지방선거 직전까지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인데, 과연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강공 드라이브를 건 전략이 '산토끼' 중도층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2.7%포인트 하락한 48.6%를 기록했고, 중도층 지지율은 전주 대비 4.8%포인트 내린 49.9%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중도층 지지율(27,8%)과 오차범위 밖 압도적 격차가 나지만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최근 초박빙 접전 형국인 영남권에선 판세가 급변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대구시장 첫 공략을 노리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도 지난달 28일 인터뷰에서 "표현 하나도 매우 절제해야 한다"며 "중앙당에 우리 캠프에서 만드는 메시지에 기조나 수위를 맞추고, 당론도 대구 시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조심스럽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 "당이 반드시 해야 할 것은 겸손이고, 해선 안 되는 것은 자만과 방심"이라며 "대구 선거는 지지층 결집만으로 이길 수 없다. 중도층은 물론 평소 민주당을 반대했던 시민들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4월28일 대구 북구 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野, 단일대오 전선 구축…靑 "국민 숙의 거쳐야"

논란이 확산되자 이 대통령도 이날 직접 여당의 속도전에 제동을 거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세우는 것은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특검법 추진에 대한 구체적 시기나 절차 등에 대해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 달라고 대통령이 말했다"고 밝혔다.

야권은 "대통령 셀프 면죄 특검"이라며 연합 전선 구축에 돌입했다. 수도권에선 국민의힘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와 개혁신당의 조응천 경기도지사 후보,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연석회의를 가지고 특검법안 대응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며 이슈 쟁점화에 나섰다. 오 시장은 회의 후 SNS를 통해 "무도한 '범죄 삭제 시도'에 저항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양심과 상식을 믿는 모든 세력이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남권에서도 국민의힘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가 오는 5일 공동 대응을 위한 회동에 나설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SNS를 통해 "특검에게 대통령 공소취소권을 주는 것은 아예 현행 사법제도 밖으로 나가 방탄하려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을 향해 "헌법 위에 설 것인지, 헌법 아래에 설 것인지, 대한민국의 초국민이 될 것인지 결정하라"고 경고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조사는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전국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4.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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