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체크카드 허용···카드사 "수익보다 락인" 미래고객 경쟁

김태영 기자 2026. 5. 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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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체크카드 허용···카드사 '미래 고객' 쟁탈전 본격화
결제 규모는 작지만 데이터·경험 축적 가치 부각
용돈·교육형 상품 확대···저연령 고객 '락인' 전략 가속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초등학생도 자신의 이름으로 체크카드를 쓰는 시대가 열린다. '엄카(부모 카드)'로 대표되던 비공식 소비 관행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카드사들은 당장 수익보다 장기 고객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소비 교육 기회 확대라는 기대와 함께 이른 소비 경험이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 사진=연합뉴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개정안은 체크카드 발급 연령 기준을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며 오는 4일 시행령 공포 즉시 시행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체크카드 발급 가능한 연령이 기존 만 12세 이상에서 만 7세 이상으로 낮아진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부터 자녀 명의의 체크카드 발급·이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가족 신용카드 발급 기준도 마련됐다. 만 12세 이상 미성년자에 대해 부모 신청을 전제로 한 가족카드 발급이 가능해진다. 후불교통 기능이 포함된 체크카드의 이용 한도도 확대된다. 만 12세 이상 미성년자가 사용할 수 있는 월 한도는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이번 제도 변화의 핵심은 '엄카'로 불리던 비공식 결제 관행을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데 있다. 그간 미성년 자녀들이 부모 명의 카드를 사용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면서 카드 양도·대여에 따른 법적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도 정비로 관련 분쟁이 줄고 청소년의 합법적인 전자결제 이용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가족 신용카드까지 허용되면서 미성년자의 소비 통제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카드업계는 이번 조치를 '수익'이 아닌 '락인(lock-in)' 전략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소비 규모가 작은 연령대 특성상 단기 실적 기여는 제한적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특정 카드사의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면 성인이 된 이후까지 고객 관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고객 생애주기 전반을 고려한 장기 전략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교육과 생활 밀착형 혜택을 앞세워 선점 경쟁에 나섰다.

신한카드는 시행령 공포 오는 4일부터 31일까지 '자녀 용돈카드' 이벤트를 통해 체크카드 발급 고객에게 간식꾸러미, 도서 세트, 스마트태그 등 경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별도 신상품 대신 아동 친화적 혜택을 담은 기존 '신한카드 처음 체크'를 활용해 빠르게 시장 대응에 나선 전략이다.

하나카드는 미성년 고객 대상 '원픽 통장'과 '원픽 하나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금융 입문 단계에서의 이용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상품으로 향후 발급 연령 하향 효과에 맞춰 관련 상품군과 서비스 확대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 발급은 늘어날 수 있어도 결제 규모가 큰 연령이 아니다보니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 고객 확보가 관건"이라며 "각사별로 미래 고객 선점 차원에서 관련 신상품 출시나 이벤트 등을 연이어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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