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look] “대통령 조작기소만 특검, 출발부터 헌법 평등원칙 위반”

2026. 5. 2. 00: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가 본 ‘공소취소 특검법’ 위헌성
지난달 30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권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작기소 국정조사특위에 이어 조작기소 특검법안(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되었다. 이미 국조특위 당시부터 위헌 논란이 많았지만, 이번 특검법은 발의 전부터도 위헌 논란이 매우 날카로웠다.

위헌 논란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다. 첫째, 특검의 본질에 반하는 위헌적인 특검이라는 점, 둘째, 헌법 제12조의 평등원칙에 반한다는 점, 셋째, 이해충돌금지에 위배된다는 점이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첫째, 특검이란 외부의 압력에 의해 검경의 수사가 공정성을 잃을 우려가 큰 경우에 수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해 예외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며, 역대 특검이 대통령이 관여한 사건이나 대통령 측근에 대한 사건, 검찰총장 부인에 대한 사건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은 이를 확인해 준다. 그런데 이번 특검은 오히려 현직 대통령이 과거 검찰에 의해 부당한 수사와 기소를 당했다는 점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우리 특검제도의 모델인 미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초유의 사건일 뿐만 아니라 특검의 본질에 반하는 것이다.

또한, 현재 특검법안 제2조의 문구에 따르면 특검이 수사한 사항에 대해서만 공소의 제기 및 공소 유지를 인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법안 제8조에 따라 기소·공소 유지 중인 사건을 특검이 이첩을 요구하고 이첩을 받아 공소취소를 할 수 있게 돼 있다(공소 유지 여부의 결정). 공소취소는 시효가 완성됐다거나 진범이 잡혀서라거나 한 경우에 하는 것이다. ‘조작기소’라면 공소 취소할 게 아니라 사법부의 판단을 받아야 할 사안이다. 이걸 공소취소하는 건 공소취소의 본질에 반하는 월권 문제가 발생한다.

둘째, 이번 특검법안에서 위헌성이 가장 많이 문제 되고 있는 부분이 평등원칙 위반의 문제이다. 이는 유독 이번 특검법안이 기존의 특검법들에 비해 예외적인 규정을 많이 두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지적될 수 있는 점은 이재명 대통령의 조작기소에 대해서만 특검을 한다는 것 자체가 평등 위반으로 문제가 된다. 수사기관의 사건 조작이 문제된 무수한 사건들에 대해선 지금까지 특검이 단 한 차례도 없었고, 또 그런 사건들이 ‘조작’ 사실을 입증하여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음으로써 해결되었던 것에 비추어, 이번 특검법은 그 출발에서부터 평등원칙 위반이 문제되는 것이다.

또한, 특검법안 제13조에서 영장전담 판사를 두도록 한 것도 평등원칙 침해로 볼 수 있다. 이미 국회를 통과한 내란전담재판부법의 경우에도 사실상 특별재판부로서 평등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 특검에 대해서만 별도의 영장전담 판사를 두도록 한 것은 다른 사건들과의 차별이라는 점에서 평등 위반이 문제된다. 더욱이 과거 3대 특검의 영장기각률이 매우 높았던 것을 고려할 때, 해당 판사에게 강력한 정치적 압력이 집중될 수 있다는 문제도 발생할 것이다.

나아가 특검법안 제6조 제5항 제2호에서 대통령기록물과 관련하여 대통령기록물법 제17조(‘관할 고등법원장’의 영장이 있는 경우에 자료를 열람·사본제작·제출)와 달리, ‘관할 지방법원판사’의 영장이 발부되었을 때, 자료를 열람·사본제작·제출하도록 한 것도 합리적 사유가 없는 차별로서 평등원칙 위반이 문제될 수 있다.

셋째, 국회의원의 이해충돌의 금지는 헌법 제46조에 제한적으로 규정되고 있으며, 공직자윤리법 제2조의2에서 일반원칙으로 규정되고 있다. 비록 주식백지신탁처럼 구체적인 규정이 세밀하게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여당의 이익을 위해 이번 특검법이 발의되었다는 점은 이해충돌이 아니라고 보기 어렵다.

현직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특검법이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가 이해충돌일 수밖에 없고, 그러한 특검이 정부·여당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해충돌이 된다. 과거 정치적 이해관계가 문제된 사건에 대해 대법원 또는 변협에서 특검 후보를 추천하였던 것과는 달리 국회에서 추천하기 때문이다.

그밖에 특검법안 제2조 제1항 제5호에 규정된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사건 수사과정에서 인지되거나 조사된 관련 사건’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비록 위헌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특검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건의 핵심 쟁점을 해결해야 하는데 이에 반할 뿐만 아니라, 지난 3대 특검의 경우처럼 수사인력과 수사기간을 많이 소모하고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 못한 이유의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역대 특검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드루킹 특검의 경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사 인력과 수사 기간이 충분치 않았음에도 가장 큰 성과를 보였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것이기도 하다.

이렇듯 위헌성이 문제되는 특검법안이 발의된 것은 어떤 의미일까. 조작기소 국조특위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애초에 계획된 것이었을까. 더욱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런 무리수를 두는 것은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보다 신중한 입법·합헌적인 입법권의 행사가 아쉬울 뿐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