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4년만 재시행···유예 종료 앞두고 매물 출회 확대

노경은 기자 2026. 5. 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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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없다” 신호에 시장 선반영, 강남 약세·외곽 상승 ‘온도차’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정보를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이달 9일 종료되면서 4년 만에 제도 재시행이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가 유예 연장 가능성에 선을 긋자 시장은 이를 선반영하며 다주택자 매물 출회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단기간 공급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주택의 시장 유입을 유도하는 정책이 가격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는 급매물이 등장하며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반면, 외곽 지역은 실수요 유입으로 상승 흐름을 유지하는 등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유예 종료 이후에는 매물 감소와 거래 위축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과 제도 9일 종료···최고 실효세율 82.5% 구조 복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는 2022년 5월부터 한시적으로 시행돼 왔으며 이달 9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유예가 끝나면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해 기본세율 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최고 실효세율은 82.5% 수준까지 올라간다. 해당 제도는 2021년 도입된 이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매년 유예돼 왔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유예 종료 방침이 분명해지면서 정책 불확실성은 빠르게 해소되는 흐름이다. 기존 제도를 다시 적용하는 방식이어서 별도 입법 없이 시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정책 추진의 현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세제를 활용해 유예 종료 전 다주택자의 매도 수요를 자극함으로써 시장 매물을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신규 공급이 단기간에 효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거래 가능한 물량을 확대해 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하려는 의도다. 양도세가 매도 시점에 부과되는 구조인 만큼, 유예 종료 이전에 세 부담을 회피하려는 매물이 집중적으로 출회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은 연초 "기간 연장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며 정책 방향을 명확히 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정책 확정 신호로 받아들이며 선제적 매도 움직임이 이어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래는 일부 예외가 적용된다.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경우, 허가를 받은 뒤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일로부터 4개월 안에 양도하면 중과 배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적용 범위가 제한적인 만큼 전체 시장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급매물 증가로 상승세 둔화···유예 종료 이후 거래 위축 변수

정책 방향이 명확해지자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매물을 내놓으면서 거래 시장에 변화가 나타났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기존 최고가 대비 수억원에서 10억원 이상 낮춘 급매물이 등장했고, 이 같은 흐름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 둔화로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도 정책 신호가 본격화된 이후 매매가격 상승폭이 축소되는 흐름이 확인된다.

지역별로는 차별화된 움직임이 나타났다. 강남3구와 용산구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은 가격이 하락 전환하거나 단기 약세를 보였다. 한강벨트 역시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반면 외곽 및 비강남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 매물을 찾는 실수요가 유입되며 상승 흐름이 유지됐다. 지역 간 가격 격차를 좁히는 '키 맞추기' 장세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거래 심리도 변화하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추가 가격 조정을 기대하는 매수 대기 수요가 늘어나며 거래가 지연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기대 가격 차이가 벌어지면서 관망세가 강화됐고, 협상 주도권이 일부 매수자 측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외곽 지역에서는 실수요 중심 거래가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매물 지표 역시 변화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연초 약 5만7000건 수준에서 3월 중순 8만건을 넘어섰다가 이후 감소세로 전환되며 현재는 7만건 초반 수준으로 내려왔다.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출회된 물량이 일정 부분 시장에서 소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유예 종료 이후에는 다주택자 급매 유인이 약화되면서 매물 감소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시에 거래량 역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매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았던 만큼 유예 종료 이후에는 매물과 거래가 동시에 감소하는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하 등 거시 변수 변화가 나타날 경우 수요 회복과 함께 시장 흐름이 다시 움직일 여지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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