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버티면 세금 폭탄"…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9일 부활, 서울 집값 변곡점 오나
서울 아파트 매물 3월 8만건 넘긴 뒤 감소세…강남3구는 급매 소화 후 반등 조짐
정부, 유예 연장 불가 방침 고수…보유세 개편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시장 압박
![양도소득세 중과 앞두고 늘어나는 부동산 급매 [출처= 연합]](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1/552778-MxRVZOo/20260501113707078cakw.jpg)
서울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로 꼽혀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오는 9일 종료된다. 2022년 5월 이후 시행이 미뤄졌던 다주택자 중과 제도가 4년 만에 다시 작동하는 셈이다. 정부가 유예 연장 불가 방침을 명확히 한 데 이어 보유세 개편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풀리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도 한동안 둔화했다.
1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오는 9일 종료된다. 국세청도 지난달 말 뉴스레터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9일 끝난다고 안내하고, 홈택스에서 중과세 자기진단과 미리계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조정대상지역 관할 세무서에는 중과 대상 전용 신고·안내 창구도 운영된다.
현행 제도상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하는 다주택자는 기본세율 6~45%에 중과세율을 더해 세금을 내야 한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지방소득세 10%까지 포함하면 3주택 이상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82.5%까지 올라간다. 국세청 세율표도 2021년 6월 1일 이후 조정대상지역 2주택은 기본세율+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기본세율+30%포인트를 적용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주택자 중과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1년 강화됐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부터 시행령 개정을 통해 매년 유예됐다. 이후 탄핵 정국과 새 정부 출범을 거치며 연장 여부가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왔지만,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다주택자 보유 주택을 시장에 내놓게 하는 방식의 공급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정부는 앞서 6·27 대출규제와 9·7 공급대책을 내놨고,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국토교통부는 당시 강남3구와 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25개 구 전역, 과천·광명·성남 분당·수정·중원구, 수원 영통·장안·팔달구,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의왕·하남 등 경기 12곳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다만 10·15 대책 당시에는 양도세 중과 유예가 이어지고 있어 세제 효과가 즉각 나타나지는 않았다. 시장 분위기가 바뀐 것은 올해 1월이었다. 이 대통령은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주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내놓게 하는 공급책도 있다"고 언급한 뒤, 같은 달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후 강남권과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다주택자 급매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초고가 단지에서는 기존 최고가보다 수억원에서 10억원 이상 낮춘 매물이 '다주택자 급매'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나왔다.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중과 재시행 전에 매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강남권 매수자들은 추가 가격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길어지면서 거래도 일부 위축됐다.
서울 아파트값 흐름도 달라졌다. 이 대통령이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1월 23일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축소되기 시작했고, 3월 중순에는 주간 상승률이 0.05%까지 낮아졌다. 강남3구와 용산구는 2월 넷째 주 하락 전환했고, 한강벨트 주요 지역도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단기 약세를 보였다.
반면 서울 외곽과 비강남권 중하위 지역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가격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지역에는 낮은 가격대 매물을 찾는 실수요가 유입되면서 상승세가 유지됐다. 동아일보는 1일 강남권은 관망세가 짙어진 반면 외곽 지역은 상승세가 이어지는 '탈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물도 한때 크게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올해 1월 1일 5만7001건에서 3월 21일 8만80건으로 증가했다. 이후 매물은 감소세로 돌아섰고, 5월 1일 기준 7만2300건 안팎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중과 회피를 위한 매물 출회가 일정 부분 진행된 뒤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시장이 다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셈이다.
최근에는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 반등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4% 상승했다. 송파구는 앞서 상승 전환했고, 서초구도 10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진되자 강남3구를 중심으로 정책 효과가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9일 이후 매물 감소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양도세 중과가 재시행되면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매도 부담이 커져 오히려 '매물 잠김'이 나타날 수 있다. 양도세는 집을 팔 때 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인 만큼, 다주택자가 매도를 미루면 세 부담을 당장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보유세 개편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이 같은 버티기 전략을 차단하기 위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다만 보유세 강화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세제 개편은 시장 안정 효과와 조세 저항, 실수요자 부담, 지방선거 이후 정치 일정 등이 함께 맞물리는 사안이다. 10·15 대책 당시 정부도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종합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향과 시기, 순서는 시장 영향과 과세 형평을 고려하겠다는 수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강남권 고가 주택의 거래와 매물이 함께 줄어들 가능성을 거론한다. 그동안 시장에 나온 다주택자 급매물이 가격 상승세를 누르는 역할을 했지만, 중과 유예 종료 이후에는 매도 유인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기 둔화와 금리 인하 기대, 유동성 확대가 맞물릴 경우 일부 인기 지역에서는 다시 매수세가 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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