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잘 먹어야 나도 강해져”…식사 전후 ‘면역세포’ 비교해보니
식후 혈액 속 지방입자, 면역세포 활성화
공복 채혈보다 식후 채혈 면역력 높아
백신·치료 효과, 밥 한끼가 좌우할 수도

10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하는 간헐적 단식이 유행하면서 식사의 중요성이 점점 간과되는 요즘, 식사가 혈액 속 면역세포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이 2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내용이다.
◆공복보다 식후에 면역세포 강하다=연구팀은 건강한 성인의 혈액을 두번 채취해 면역세포(T세포) 활성화 정도를 비교했다. 첫번째는 12시간 굶은 뒤, 두번째는 식사 6시간 뒤였다.
식사 여부에 따라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밥을 먹은 뒤 채취한 면역세포는 공복 상태보다 에너지 생산 능력이 높았고, 바이러스나 세균에 맞서 싸우는 물질도 더 많이 만들었다.
이 차이는 면역세포를 시험관에서 1주일 동안 키운 뒤에도 그대로 유지됐다. 동물 실험에서도 식후 면역세포를 이식받은 쥐가 바이러스 감염에 훨씬 강하게 반응했다.
◆지방이 면역 스위치를 켠다=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연구팀은 ‘카일로미크론’이라는 지방 입자에 주목했다. 밥을 먹으면 소장이 지방을 흡수해 카일로미크론이라는 작은 입자를 만든다. 이 입자가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다 면역세포 안으로 들어가 에너지와 콜레스테롤을 공급한다. 이를 받은 면역세포는 세포 안 활성화 신호 스위치가 켜지면서 훨씬 빠르고 강하게 반응할 준비를 갖추게 된다.
연구팀이 이 지방 입자만 제거한 혈액을 쓰자 면역세포 활성화 효과가 사라졌고 다시 주입하자 효과가 돌아왔다. 면역세포에도 식사가 필요한 셈이다.
연구팀은 백신 접종이나 면역세포 치료제를 만들 때 채혈 전 식사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면역 연구나 임상 현장에서 채혈 시점의 식이 상태를 따로 통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연구는 그 중요성을 처음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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