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에 '신변 비관' 유서… 의왕 아파트 방화 가능성 등 수사

30일 오전 10시 30분쯤 경기 의왕시 내손동의 20층짜리 아파트 14층에서 불이 나 해당 가구에 거주하던 60대 남성 A씨와 50대 아내 B씨가 숨졌다.
A씨는 화재 당시 지상으로 추락해 사망했고, B씨는 구조작업 중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화재 당시 집 안에는 두 사람만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 6명은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경상을 입었으며, 이 중 2명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머지 4명은 부상 정도가 가벼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가구 주민 11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최초 신고자는 "아파트 상층부에서 불이 나 사람이 추락했다"고 알렸다. A씨는 화재 초기 또는 직전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서는 A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부부가 살던 집은 지난해 말 법원경매에 넘어가 지난달 23일 매각됐다. 이후 경매절차에 따라 이들 부부는 이날 퇴거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방화 가능성을 포함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불은 약 2시간 만인 이날 낮 12시 35분쯤 꺼졌다. 소방당국은 신고 15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37대와 인력 110명을 투입했다. 대응 1단계는 주변 4곳 이하 소방서에서 인력·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한때 검은 연기가 크게 번지면서 119 신고가 잇따랐고, 의왕시는 오전 10시 39분 안전 안내 문자메시지를 통해 "내손동 아파트 화재 발생. 인근 주민은 안전에 유의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당 아파트는 지상 20층·지하 1층, 78가구 규모다. 이 아파트는 2002년 6월 준공돼 일부 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스프링클러는 1990년 소방시설법에 따라 아파트 16층 이상 층에만 설치가 의무화됐다. 2005년에는 11층 이상 아파트 전층으로, 2018년에는 6층 이상 아파트 전층으로 설치 의무가 점차 강화됐다. 다만 설치 의무화 전에 지어진 아파트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합동 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李, 삼전 노조 겨냥했나… "나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다른 노동자에 피해"-정치ㅣ한국일보
- 하정우, 악수 후 '손 털기' 논란… "유권자가 벌레냐" 야권 한목소리-정치ㅣ한국일보
- "아이 모기 물려 죽게 생겼다"… 이수지 '유치원 풍자' 2탄도 폭발적 반응-사회ㅣ한국일보
- 오연수, '꺾은 진달래' 지적에 즉각 해명... "농장 주인이 직접 꺾어줘"-문화ㅣ한국일보
- 이진숙, 국힘 재보선 공천 신청… "대구시장 선거 불똥 튈라, 김문수 공천해야"-정치ㅣ한국일보
- "다 녹음되지 않나요?" 김건희 징역 4년 결정지은 한 마디는-사회ㅣ한국일보
- 고시원 여학생 방문 '벌컥'… 재선 국회의원 출신 업주 약식기소-사회ㅣ한국일보
- 개업 준비하던 배우 박동빈, 평택 식당서 숨진 채 발견-사회ㅣ한국일보
- 선대위 출범식에 초청받지 못한 장동혁… "MB·박근혜 전 대통령에 SOS 요청할 판"-정치ㅣ한국일보
- "국힘, 한심 넘어 참담" "장동혁, 현실 정치 이해 없어"… 보수 원로의 일침-정치ㅣ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