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체포 방해’ 항소심 징역 7년…‘내란재판부’ 첫 판단

김정화 기자 2026. 4. 29. 18: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있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는 이날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소집 절차를 지키지 않고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국무회의 소집 관련 일부 혐의와 허위사실이 담긴 입장을 외신에 전달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형량도 1심의 징역 5년보다 2년이 늘었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는 29일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전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 7명의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 계엄 해제 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문서에 따라서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폐기한 혐의를 유죄로 봤다. 또 내란 수사에 대비해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게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도청방지 휴대전화) 통신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 지난해 1월 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 등도 유죄로 판단하면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날 항소심 법원도 이런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공수처의 수사권도 인정했다.

또 원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혐의 일부도 유죄로 뒤집었다. 우선 비상계엄 선포 전 소집 통지를 받았으나 참석하지 못한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안덕근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국무위원 2명의 심의권 침해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이들의 위치와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이들이 실질적으로 국무회의 참석이 불가능한 시점에 통지가 이뤄졌다는 취지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관련 허위사실이 담긴 언론 보도 입장문(Press Guidance·PG)을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원심의 판단에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가 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PG에는 ‘계엄 해제 의결을 막으려고 의회 출입 통제를 하지 않았다’, ‘국정 마비를 타개하기 위해 합법적인 틀에서 행동했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재판부는 이런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공무원에게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했기 때문에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다만 계엄 해제 이후 허위로 만든 선포문을 실제 행사하지는 않았다며,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에 대해선 1심과 같이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현직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막중한 책임을 부담했음에도, 이 사건 범행으로 사회적 혼란을 더욱 가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은 국무회의의 심의권을 침해하고, 계엄 선포 절차 하자를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자체로 헌법 위반의 위법성이 크다”며 “특히 체포영장 집행 저지와 관련해 피고인은 자신의 영향력 안에 있는 대통령 경호처 공무원들을 사병과 같이 동원하고, 또 다른 국가 공무원인 공수처와 물리적 충돌을 야기할 우려를 초래했다”고 했다.

허위 공보와 관련해서는 “피고인의 잘못을 은폐하는 것은 물론 그 적법성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외신에 제공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인도와 국민의 알 권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비난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했다. 또 “피고인이 현재까지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은 유리한 사정이지만, 이는 제한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선고는 윤 전 대통령이 12·3 내란과 관련해 받은 첫 항소심 판단이자,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의 첫 판결이다.

변호인단은 선고 이후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변호인단은 “공수처에 수사권이 없었다는 게 저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당연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법리를 다툴 수 있는 부분은 대법원에서 치열하게 다투겠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