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주 'e스포츠 도시' 맞나… '2027 롤드컵' 의향서도 못 냈다

정성현 기자 2026. 4. 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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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세계 최대’ 한국 대회 유치 포기
2023년 유치 실패 후 보완 노력 부재
DJ센터 대관·전남 숙박 연계도 불발
市 “한단계 낮은 대회로 재도전 검토”
리뉴얼 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트로피. 라이엇게임즈 제공

'e스포츠 도시'를 표방해 온 광주광역시가 세계 최대 규모 e스포츠 대회인 202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이른바 '롤드컵' 유치 의향서조차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6월 '2026 롤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이 대전에서 열리는 등 비수도권 대형 e스포츠 대회 유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광주시는 2023년 유치 실패 당시 지적된 인프라 한계를 수년 째 개선하지 못한 채 결국 유치전 출발선에도 서지 못했다.

28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는 한국e스포츠협회가 지난 5일 마감한 '2027년 롤드컵 개최 희망 지자체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내부 검토와 함께 전남 시·군과 공동 유치 가능성도 타진했지만 대형 실내 경기장과 부대행사 공간, 숙박 인프라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종 개최지는 오는 8월께 발표될 예정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경기장 규모였다. 광주시는 유치 검토 과정에서 8000석 이상 규모의 실내 경기장이 필요하다고 파악했지만 이를 충족할 시설을 확보하지 못했다.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 마련된 광주e스포츠경기장은 주경기장 1005석, 보조경기장 160석 규모다. 상설 경기장 기능은 갖췄지만 롤드컵 본선급 대회를 치르기에는 수용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

대안으로 검토된 김대중컨벤션센터도 활용이 어려웠다. 광주시는 대관 일정을 확인했지만 내년 주요 일정이 이미 잡혀 있었고, 정례 행사 특성상 일정 변경도 어렵다는 답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8년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서 진행된 롤드컵 4강전 전경. 라이엇게임즈 제공

지난 2018년 롤드컵 4강전이 열린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그러나 약 7000석 규모에 그치는 데다, 본선과 함께 운영되는 팬 페스타 공간을 인근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제약으로 작용했다.

숙박 인프라도 한계로 지목됐다. 대형 국제대회 유치에는 선수단과 운영진은 물론 수만 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4성급 이상 호텔군이 필요하다. 광주시는 부족한 숙박 인프라를 보완하기 위해 관광호텔이 밀집한 전남권과의 연계도 검토했지만, 실질적 협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문제는 반복된 실패다. 광주는 2023년 롤드컵 유치전에서 교통과 관객 수용력 등 인프라 한계로 탈락했다. 이후에도 대형 경기장 확보나 광역 연계 전략 등 핵심 조건에서 뚜렷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이번 2027년 유치전에서는 의향서 제출 단계에도 이르지 못했다.

광주의 대형 국제 e스포츠 대회 개최는 2018년 광주여대 롤드컵 4강전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2023년 탈락 이후에도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유치 경쟁에서 한 단계 더 밀려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강기정 광주시장이 그동안 "e스포츠를 꿀잼도시 대표 상품으로 육성하겠다"고 천명해 온 만큼, 이번 결과를 바라보는 지역 e스포츠계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조선대 졸업생 설대철(27)씨는 "학내에 전국 최대 규모의 e스포츠 경기장이 있는 만큼 내심 세계대회 개최를 기대했다"며 "광주의 자랑인 T1 '오너' 문현준 선수가 고향 무대에서 뛰는 모습을 통해 도시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었을 텐데 못내 아쉽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2027년 롤드컵 유치는 무산됐지만, 규모를 낮춘 국제·국내 대회 유치는 계속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콘텐츠산업과 관계자는 "전남광주통합을 앞두고 '전남 공동 추진'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참여 의사를 밝힌 지자체가 없었다"며 "광주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도 인프라가 부족해 의향서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행사를 광주가 단독으로 수용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며 "한 단계 낮은 급의 대회라도 내년에 다시 도전해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27 롤드컵'은 전 세계 주요 리그에서 선발된 18개 프로팀이 참가하는 대회로, 총상금 500만달러 규모로 진행된다. 대회는 10월부터 약 한 달간 국내 여러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 2023년 광주금남CGV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 생중계 응원 현장'에는 한국팀 T1의 우승을 축하하는 시민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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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e스포츠 대회 유치, 광주·전남 광역 연계 시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