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항소심 김건희 주가조작 유죄, ‘봐주기’ 검찰 뼈저린 반성을

항소심 법원이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혐의를 입증할 각종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전부 무죄를 선고한 1심 법원의 판결을 바로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판부는 1심이 일부 무죄로 판결한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도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고, 형량이 특검의 구형량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것은 유감스럽다.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는 28일 김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8개월에 추징금 1281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 추징금 2094만원을 선고했다. 1심에 비해 징역이 2년4개월 늘어났으나 특검팀의 구형량인 징역 15년에는 크게 못 미친다. 1심과 가장 달라진 것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한 판단이다. 모두 무죄를 선고한 1심과 달리 항소심 재판부는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20억원이 입금된 증권계좌를 제공하며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를 맡기고, 도이치모터스 주식 18만주를 매도한 행위가 시세조종 가담 행위라며 일부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거액의 자금 및 증권계좌를 제공하고 통정매매를 통해 시세조종 범행에 가담했으나 죄책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반성하지 않는 김씨의 태도도 지적했다.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봐주기 수사의 끝판왕’이라고 할 정도로 검찰 수사 과정에 문제가 많았다. 2020년 4월 고발된 이후 검찰은 대면조사 한번 없이 시간을 끌면서 4년 넘게 결론을 내지 않았다. 그동안 공범들은 1심과 2심에서 잇따라 유죄 판결을 받았다. 비판이 커지자 수사팀은 2024년 7월 김씨를 검찰청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조사해 특혜 논란을 자초했고, 그해 10월 끝내 무혐의 처분을 했다. 이는 정치권의 ‘김건희 특검법’ 추진 명분이 됐고, 윤석열의 불법계엄 선포로 이어졌다.
검찰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부실 수사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대법원은 명태균의 무상 여론조사에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의 판단이 법률을 올바르게 적용했는지 철저히 심사해야 한다. 이것이 무죄라면 후보자 캠프에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하는 일이 횡행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김씨도 사법부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고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 대통령의 배우자라는 신분이 면죄부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 이번 판결이 우리 사회의 무너진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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