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샤넬백 모두 유죄로 뒤집혔다… 항소심 징역 4년 선고

조소진 2026. 4. 2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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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항소심 선고]
1심 무죄였던 도이치 주가조작 '공동정범' 인정
통일교 4월 샤넬백도 유죄..."배우자 지위 이용"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수수 혐의는 2심도 무죄
김 여사 측 "정황 확대 해석한 판결" 상고 방침
편집자주
초유의 '3대 특검'이 규명한 사실이 법정으로 향했다.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별검사팀이 밝힌 진상은 이제 재판정에서 증거와 공방으로 검증된다.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위한 여정을 차분히 기록한다.
2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통일교 금품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 항소심 선고공판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에게 징역 4년,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금품 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무죄였던 도이치 주가조작 혐의가 유죄로 뒤바뀌면서 전체 형량도 대폭 늘어났다. 2020년 주가조작 가담 의혹으로 김 여사가 고발된 지 약 6년 만에 나온 첫 유죄 판단이다.

서울고법 형사15-2부(부장 신종오 성언주 원익선)는 28일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압수된 그라프 목걸이 1개 몰수와 추징금 2,094만 원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의 배우자에게도 대통령 못지않은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피고인은 오히려 그 지위를 이용해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버렸고, 이로 인해 국론 분열과 국민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질타했다. 앞서 1심은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김 여사는 이날 검은색 정장에 마스크를 쓰고 입정했다. 교도관 부축을 받고 피고인석에 앉은 김 여사는 약 1시간 30분간 이어진 재판부의 판결 이유 설명을 미동 없이 고개를 숙인 채 들었다. 주문이 선고될 때도 두 손을 앞으로 모았을 뿐, 고개는 들지 않았다. 선고 직후 잠시 얼굴을 찡그렸던 김 여사는 이내 교도관 부축을 받으며 법정을 빠져나갔다.


'무죄'여서 방조혐의 추가했지만...2심 "공동정범 인정"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에서 선고를 받고 있다. 서울고법 제공

1심과 2심 재판부가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판단이었다. 1심은 혐의를 세 기간으로 나눈 뒤 일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면서 면소, 나머지는 무죄로 봤다.

항소심은 달랐다. 특히 김 여사가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월까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순차 공모'해 시세조종에 가담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직접 시세조종 전 과정을 주도하지 않았더라도, 권 전 회장과 블랙펄 인베스트먼트 등 시세조종 세력과 순차적으로 의사를 같이하고 범행 일부를 실행한 이상 '공동정범 책임을 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2010년 10월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20억 원이 든 계좌를 맡기고 수익의 40%를 나누기로 한 점, 주포 등이 지정한 시점과 가격에 맞춰 도이치모터스 주식 18만 주를 매도한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김 여사가 스스로 제공한 계좌와 자금이 시세조종에 동원될 수 있다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으로, 실제 "김 여사가 제공한 증권 계좌는 블랙펄 측이 시세조종 행위에 이용했고, 도이치모터스 주가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건희 여사 2심 재판부 판단. 그래픽=박종범 기자

"취임식 한 달 전 샤넬백 선물, 단순 선물로 보기 어려워"

통일교 측 금품수수 혐의도 판단을 달리했다. 1심은 2022년 7월 선물받은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 수수만 유죄로 보고, 같은 해 4월 샤넬백 수수는 무죄로 봤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4월 샤넬백 수수 당시 통일교 측의 묵시적 청탁 의사가 있었고, 김 여사도 이를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들 세 차례 금품수수를 모두 "포괄일죄"로 봐야 한다며 "대통령 취임식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에 800만 원이 넘는 고가품이 오간 것을 단순한 당선 축하 선물로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명태균씨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 여사 측은 상고 의사를 밝혔다. 변호인단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는 직접증거는 없다"며 "일부 간접증거, 일부 정황만으로 공동정범을 인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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