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나스닥 또 사상 최고치… 엔비디아 4% 급등
2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0.1%, 0.2%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500개 대기업과 첨단 기술 기업들 주가가 그만큼 뜨겁게 달아올랐다는 의미다. 반면 전통적인 우량 기업 30개를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3포인트(0.1%)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 상승을 이끈 일등 공신은 단연 엔비디아였다. 전 세계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만에 4% 급등했다. 기업 가치를 보여주는 시가총액은 5조2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7% 상승 마감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시가총액마저 훌쩍 넘어선 엄청난 규모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편입 기업들 순이익률은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엔젤레스 인베스트먼트 소속 마이클 로젠 최고투자책임자는 주식 시장을 움직이는 절대적인 힘은 결국 기업 이익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다른 모든 변수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증시는 이란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위기보다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현금이 충분하다는 점에 더 환호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 결과 이달 들어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중 70% 이상이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나 원유 문제를 우려 사항으로 언급했다. 중동 지역 긴장감이 팽팽해지면서 지난 2월 말에는 뉴욕증시가 크게 휘청이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금세 공포를 극복했다. 4월 한 달 동안 S&P500 지수는 9.9%나 뛰어올랐다.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이다.

반면 평범한 소비자 지갑 사정에 직접적으로 기대고 있는 소비재 기업들 주가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미국 대표 배달 피자 브랜드인 도미노피자 주가는 이날 무려 8.8% 폭락했다. 2023년 이후 가장 낮은 종가다. 도미노피자 경영진이 올해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1분기 매출마저 둔화했다고 발표한 충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도미노피자 측은 전반적인 소비자 심리가 악화하고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현금이 부족해진 고객들이 지출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다른 소비재 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생활용품을 싸게 파는 저가 할인점 달러트리 주가는 5.5% 미끄러졌다. 대형 화장품 소매업체 울타뷰티는 3.4% 떨어졌고, 타코벨 등 유명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얌브랜즈 주가도 3.2% 하락했다. 식품, 의류, 청소용품 등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에너지 비용 상승과 정체된 고용 시장 탓에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지출 규모를 억누르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키스탄에 이란과의 평화 협상을 위한 미국 특사를 보내지 않겠다고 밝힌 이후 국제 유가는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글로벌 유가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2.8% 오른 배럴당 108.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마비시키면서 주유소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불확실한 실물 경제 상황 속에서도 시장 이목은 이번 주 예정된 거대 기술기업 실적 발표에 쏠려 있다. 당장 29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 메타 등 전 세계 산업을 쥐락펴락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성적표를 공개한다. 인공지능 산업 성장 가능성에 다시 베팅하는 투자자들에게 이들 기업 실적은 시장 전체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최근 역사적인 폭등세를 이어가던 브로드컴과 AMD 등 다른 반도체 기업 주가는 이날 동반 하락하며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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