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빚투 35조 불개미, 변동성의 유혹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하지만 혼란 속에서도 웃은 이들은 있었다. 에너지·방산·곡물 관련 종목에 선제적으로 올라탄 투자자들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전후 재건 기대감이 반영된 테마주에 베팅한 이들은 단기간에 큰 수익을 거뒀다. 위기는 누군가에게 손실을 끼쳤지만 또 다른 누군가엔 기회로 다가갔던 셈이다.
하지만 시장은 늘 다르게 기억된다. 성공 사례는 크게 회자되지만, 같은 장세에서 손실을 본 수많은 실패는 쉽게 잊힌다. 극소수의 승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다수의 좌절은 조용히 묻힌다. 변동성이 반복될 때마다 투자자들이 같은 유혹에 흔들린다. 나도 성공사례의 주인공이 될 것만 같은 자신감이 실패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자본시장을 흔드는 단어 역시 '변동성'이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우려, 중동 정세 불안, 경기 둔화와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뒤엉키며 시장은 다시 출렁이고 있다. 그리고 이 변동성은 또다시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혼란 속에서도 누군가는 돈을 벌었고, 이번에도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다. '이번에는 내가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심리가 공격적 투자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표적 신호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신용공여 잔고다. 지난 23일 기준 35조799억원으로 처음 35조원을 넘어섰다. 신용공여는 증권사가 투자자의 자산이나 신용을 바탕으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이른바 '빚투' 열기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최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고, 기업 실적 기대감 속에 증시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는 한층 과열됐다. 불과 1년 전 16조~17조원 수준이던 잔고가 두 배 가까이 불어난 것은 그만큼 위험 선호가 강해졌다는 의미다.
고수익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레버리지 수요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출시까지 예고되며 단기 고수익을 좇는 열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물론 투자 판단은 개인의 자유다. 특히 오랜 기간 박스권에 머문 국내 증시에서 체감 수익이 낮았던 개인투자자라면 더 높은 수익률을 갈망할 수밖에 없다. 물가는 오르는데 소득은 제자리라는 현실 역시 투자 성향을 더 공격적으로 만드는 배경이다.
다만 시장은 누구에게도 미래를 약속하지 않는다. 어디까지가 기회이고 어디서부터 함정인지 당시는 알 수 없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필요한 것은 흥분이 아니라 냉정함이다.
불확실성이 짙은 국면에서 빚투 급증은 분명 경계해야 할 신호다.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가 수익을 키우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도 같은 속도로 증폭된다. 지금 시장이 투자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집중 베팅이 아니라 분산과 절제에 더 가까울지 모른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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