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UAE에 ‘아이언돔’ 보호막 펼쳤다

서보범 기자 2026. 4. 2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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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계기로 양국 군사 협력 강화
무하마드 빈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지난 1월 2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 들어서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 초기에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스라엘의 방패’로 불리는 아이언돔(Iron Dome·단거리 대공 미사일 체계)을 지원했으며 병력까지 파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과 UAE는 2020년 아브라함 협정으로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이번 전쟁을 계기로 군사 분야까지 협력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를 계기로 이란을 최대 안보 위협으로 인식해 온 이스라엘·미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중동 걸프국들이 늘어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상 첫 해외 지원

미 악시오스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무함마드 빈자이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과 통화한 이후 아이언돔 요격 체계를 지원하고 수십 명 규모의 이스라엘 방위군(IDF)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이란의 공격으로 큰 피해를 본 UAE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충돌한 이후 UAE는 이란의 집중적인 표적이 됐다. UAE 국방부에 따르면 개전 이래 이란은 탄도·순항 미사일 약 550발과 드론 2200여 대를 UAE에 발사했다. 이 중 상당수는 요격됐지만 두바이의 상징적 건축물인 부르즈 알아랍 외벽에 드론 파편이 떨어져 화재가 발생하는 등 민간 시설 피해와 인명 피해가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미국과 긴밀한 동맹 관계에 있는 데다 지리적으로도 인접한 UAE의 긴급 요청을 받아들여 아이언돔 배치를 전격 승인했다는 해석이다.

UAE에 배치된 아이언돔은 이란의 미사일 수십 발을 요격하며 실전 성능을 입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자국 밖에 아이언돔을 지원해 실전 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국이 아이언돔을 구매해 괌에 시험 배치한 사례가 있고, 아제르바이잔의 도입설이 제기된 적은 있지만 실제 실전 운용이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 아이언돔은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체계로,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 친이란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이스라엘 본토를 방어하는 핵심 방공 자산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군

◇UAE “지원 잊지 않을 것”

이번 이스라엘의 지원은 전시 상황에서 요격 미사일 재고 고갈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내려진 결정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수차례 아이언돔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된 전례가 있다. 이번 아이언돔 배치를 계기로 그동안 외교·경제 협력을 중심으로 관계를 발전시켜온 이스라엘과 UAE가 실제 군사 대응에서도 공조를 한층 강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또 이란 남부 미사일 기지를 공습해 걸프 국가를 겨냥한 위협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UAE 고위 관계자들은 방어 체계를 지원한 이스라엘과 미국 등에 대해 “눈이 번쩍 뜨이는 순간이었다. 누가 진정한 친구들인지 봤다”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중동 안보 구도 재편될까

이번 전쟁을 계기로 걸프 지역 전반에서 반(反)이란 정서가 고조되면서 역내 안보 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과 UAE 등 걸프 국가를 포함한 이른바 ‘중동판 나토’ 구상은 그동안 다양한 형태로 제기돼 왔다. 특히 2021년 이스라엘이 미 중부사령부 관할에 편입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지역 안보 협력 구조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과거 이스라엘은 아랍 국가들과의 갈등을 고려해 중부사령부 관할에서 제외돼 있었지만, UAE 등 걸프 국가들의 태도 변화가 편입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전쟁 이후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 간 연대 신호가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며 “이란 전체가 아닌 이슬람혁명수비대를 대상으로 공조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문제로 걸프 국가들이 이스라엘과의 공개적 군사 협력에 부담을 느껴왔던 만큼, 이번 전쟁이 이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이란 간 '12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 방공 체계인 아이언돔이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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